‘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를 아시나요?[양종구의 100세 건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이경자 교수(가운데)와 설지원(오른쪽), 최주연 씨가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를 선보이고 있다.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는 댄조(댄스+체조)는 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경자 교수(가운데)와 설지원(오른쪽), 최주연 씨가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를 선보이고 있다.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는 댄조(댄스+체조)는 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 기자
양종구 기자
변비로 40여 년을 고생한 이경자 전 한국폴리텍대 귀금속공예과 교수(58)는 지난해 7월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다 쾌변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하이컨디션(HiCondition)국민운동본부’를 찾았다. 하이컨디션은 ‘황금똥’을 누어 몸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든다는 의미다. 이후 그는 ‘하이컨디션 황금똥 댄조’(댄스+체조)를 익히고 음식 조절을 통해 10개월 만에 변비의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이 전 교수는 변비 탈출을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 전문의사의 처방약은 물론이고 알로에, 쑥물, 고구마 등 변비에 좋다는 음식은 모두 찾아 먹었다. 심지어 들기름이 좋다고 해서 들이켰다 속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화장실에 들어가 ‘씨름’을 해야 할 땐 가족들에게 “내가 쓰러지면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말할 정도로 고통의 날들이 이어졌다. 20∼30분, 길게는 1시간 넘게 씨름해 겨우 콩 한 톨만 하게 ‘일’을 보는 날이 허다했다. 늘 신경이 쓰였고,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박자에 맞춰 항문의 괄약근을 조이고(케겔 운동), 장을 활성화시키는 댄조는 쉽고 재밌었다. 하이컨디션본부에는 주 1회 정도 갔지만 집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1, 2시간씩 댄조를 췄다. 이와 병행해 식이요법도 했다. 황금똥을 누기 위해선 먹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섬유질이 많이 들어간 식단에다 유산균 등을 함께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말 그대로 ‘뻥 뚫렸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 왔다. 꾸준한 식단 조절과 댄조 추기를 통해 체중도 6kg이나 줄였다. 이 전 교수는 요즘도 매일 화장실에서 일을 끝낸 뒤 변을 보며 “너 미쳤나 보다. 어디 갔다 이제 왔냐?”고 대화를 한다. 그만큼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없애기 위해 운동으로 댄조를 시작한 지 5년이 넘은 전업주부 설지원 씨(57)는 “황금똥을 보면서 체중이 8kg 빠졌고,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감기에도 안 걸리고, 피부에 윤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내게 황금똥은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했다. 건강을 찾았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최근 댄조는 방송을 타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0년 서울시 지원을 받아 좋은배설문화실천운동본부를 세우고, ‘황금똥을 누자’ 캠페인을 시작한 황설 하이컨디션본부 총재(53)는 “우리는 그동안 잘 먹고 운동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원인과 과정, 결과가 있다. 인체에선 결과인 똥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중반 고시 공부를 위해 경기 양평 산골에서 살았던 황 총재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다 황금똥을 눈 뒤 느껴지는 상쾌함을 유지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이름도 김성호에서 황금배설의 줄임말인 황설로 개명했다.

그에 따르면 냄새가 없고 물에 뜨는 황금색이 가장 좋다. 이런 황금똥을 누기 위해선 평소 습관이 중요하다. 매일 변을 보고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7가지 기준(배설 횟수, 색깔, 냄새, 모양, 무게, 굳기·점도, 상쾌감)에 따라 더 잘 누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과정에 먹는 것과 운동도 포함된다.

그는 간단하고 소박하게 먹는 것을 강조한다. 기름도 완전 연소돼야 매연이 덜 나오듯이, 음식도 완전히 소화시키는 게 좋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식단을 단순화시켜야 한다. 그는 “영양소는 골고루 섭취하되 1식 3찬, 1식 5찬 등 간단하게 먹어야 한다. 특히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위와 장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런 의미에서 닭볶음탕보단 닭백숙을 먹는 게 몸에 좋다.

댄조는 호흡법과 괄약근 조이기가 섞여 있다. 황 총재는 산속에서 단전호흡 전문가들로부터 배운 호흡법과 동작들을 변형시켜 다양한 음악에 맞춰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댄조를 만들었다. 황 총재는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 단전에 힘을 주며 괄약근을 조이면 된다. 댄조에 팔과 골반을 흔드는 동작이 많은데 장을 활성화하고 괄약근을 조이는 동작이다”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왕의 주치의인 어의는 매일 임금의 매화(똥) 상태를 보면서 건강을 살폈다고 한다. 예컨대 변이 쓰거나 지독한 냄새가 나지 않으면 건강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회색이나 흰색처럼 색이 특이하거나 물똥 등 정상적이지 않은 형태, 단맛 등이 나는 상태라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식이다. 냄새 없는 황금똥은 건강의 상징이다. 잘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지만, 잘 배설하는 것도 100세 시대 건강에 중요한 요소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