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땐 근육 탄탄해 버티지만…” 운동하다 아프면 어떻게 해야할까?[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입력 2020-12-12 14:00수정 2021-01-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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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오른쪽)은 “통증은 우리 몸에서 쉬라고 하는 경고 사인이다. 운동은 무리하면 몸을 망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 지팡이를 짚고 걷던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줄기세포 무릎수술을 해 테니스까지 다시 치게 만든 정형외과 전문의다. 강남제이에스병원 제공.
#1. 등산 마니아인 윤종빈 크로스 커뮤니케이션스 이사(54)는 올 7월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와 정형외과를 찾았다. 아킬레스건염. 약을 복용하고 조심했더니 괜찮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다시 통증이 생겨 다른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역시나 아킬레스건염 진단을 받았다. 과도한 운동이나 과체중이 원인이라고 했다. 의사는 보통 아킬레스건염은 건에 생기는데 건과 뼈의 접합부에 염증이 있는 것으로 봐 경사도가 있는 곳을 오르는 등산을 많이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윤 이사는 주 2~3회 회사에서 집까지 12km를 걸어서 퇴근하고 매주 주말 북한산을 찾아 6~7km를 걷는다. 많이 걸을 땐 하루 3만보 이상은 걷고 있다. 윤 이사로선 아킬레스건염 탓에 산에도 못 가고 많이 걷지 못해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2. 축구마니아인 회사원 김모 씨(51)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 축구를 즐기지 못하다 1단계로 낮아진 10월 다시 축구를 시작했는데 발목 뒤쪽에 통증이 왔다. 처음에는 참고 뛰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며 걷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뒤늦게 병원을 찾아 진단했더니 아킬레스건염이었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리 2.5단계라 축구도 하지 못하지만 치료에만 집중하고 있다.

#3. 회사원 양모 씨(38)는 군대에서 다친 발목 인대가 체중이 불어나며 악화돼 고생하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군대에서 천리행군 때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하지만 군의관의 치료를 받고 복귀하면서 깁스를 뺄 수밖에 없어 악화됐다고 했다. “부대에선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는 불문율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천리행군 중 두 차례 아파서 치료를 받고도 부대로 복귀할 땐 깁스를 떼 내야 했다. 깁스를 하고 들어가면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얼차려나 구타를 당할 수 있었다. 당시 초기 치료를 잘 하지 못해 이 고생이다”고 했다. 제대한 뒤 쉬면서 좋아졌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하면서 체중이 불었고 최근 다시 탈이 나 깁스를 하고 다닌다. 결혼한 뒤 체중이 12kg이나 불었다. 발목 연골 만성 염좌로 평소 즐기던 축구와 농구는 아예 생각도 못하고 통증 없이 걷는 것만 신경 쓰고 있다.

무리한 운동으로 무릎에 나타난 골극(뼈까시). 강남제이에스병원 제공.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체중이 늘어 발목이나 무릎이 손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릎 통증 및 부종,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 관절 질환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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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염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나타나는 질환이다. 물론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두 아킬레스건염을 앓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킬레스건염은 운동을 좋아하지만 잘못된 운동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족저근막염, 무릎 통증도 잘못된 방식으로 운동하거나 무리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전문가들은 “통증은 더 이상 움직이지 말라는 몸이 주는 신호”라며 경종으로 알고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51)은 “스트레칭 체조 등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운동을 하거나 과도하게 운동할 경우 우리 몸은 움직이지 말라는 신호를 준다. 그게 통증이다. 통증이 오면 쉬면된다. 그런데 진통제를 먹고 참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행위는 몸을 망치는 것이다”고 말했다.

무리한 운동으로 발뒤꿈치 쪽에 골극(뼈까시)이 생긴 사례. 뒤 골극이 아킬레스건염을 유발하는 골극이다. 강남제이에스병원 제공.
송 원장은 “우리 몸은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운동을 하면 방어기제가 발생한다. 운동 부하를 못 이기면 쪼그라든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근막이 4개가 깔려 있는데 무리하면 쪼그라들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운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아킬레스건염도 무리하게 걷거나 뛰면 아킬레스건과 연결된 뼈끝에 골득(뼈까시)을 돋게 해 아킬레스건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한다. 이도 운동을 쉬게 하려는 몸의 반응이란 것이다. 무릎에 물차는 것, 무릎 통증도 다 마찬가지다. 아킬레스건염과 족저극막염은 자기 몸에 맞지 않은 과도한 운동, 하루 1~2만보 걷는 사람들 중에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송 원장은 “쉬면 낫는다. 다만 더 빨리 낫게 하려면 병원을 찾아 치료 받고 약물 요법을 쓰면 된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젊었을 땐 근육이 탄탄해 버틸 수 있었지만 나이 들면서 근육이 빠지면 관절 및 관절 주위 인대가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때 도시에서 관절염이 많이 나왔을 때 역학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나이 든 분들 중 엘리베이터가 없는 5~6층짜리 건물을 지어서 아래 층 세주고 제일 꼭대기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 염증이 생긴 것이다. 나이 들면서 근육이 빠지면서 뼈와 연골에 스트레스가 가중돼 나타나는 증상이었던 것이다. 송 원장은 “통증은 몸에서 보내는 위험 사인이다. 절대 무시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내 고쳐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송 원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게 오래 운동하려면 몸 상태를 잘 파악한 뒤 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동할 때 이런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려면 각 관절상태가 어떤지를 체크하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다리인데 달리기를 하면 100% 관절염에 걸린다. 슬개골이 바르지 않는데 자전거를 타거나 웨이트트레이닝인 스¤을 하면 무릎이 다 나간다. 건강해지려고 운동하는데 운동하다 망가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송 원장은 운동을 하기 전 ‘운동부하검사’ 하듯 ‘관절건강검진’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운동부하검사는 우리 몸이 특정 운동을 했을 때 심폐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는 지를 알아보는 검사다. 부하는 운동량으로 일종의 스트레스의 양이다. 몸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지 점차 강도를 높여가며 신체의 반응을 보는 것이다. 운동이 좋은 스트레스라고는 하지만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이겨낼 몸이 아니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게 큰 부상을 방지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길이다. 스포츠과학에 운동부하검사와 운동처방이라는 것이 있다. 신체가 운동 강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체크하는 게 운동부하검사고, 이 결과에 따라 적당한 운동을 제시해주는 게 운동처방이다.

송 원장은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 건강도 살핀 뒤 운동해야 100세까지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및 발목 MRI(자기공명촬영)를 찍어보고 연골, 인대, 건 등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몸 상태(체중, 키, 자세 등)에 따라 맞은 운동을 해야 부상을 막고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2019년 11월 21일 자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양종구 기자의 100세 건강’ 칼럼에 썼던 김충식 OK택시 대표(53). 그는 스키와 사이클을 타다 축구도 하면서 즐겁고 건강하게 살고 있다. 김충식 대표 제공.
오늘날 스포츠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너도나도 각종 스포츠에 참여하고 즐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렇게 즐거워야 할 스포츠가 불행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스포츠에 대한 잘못된 지식 때문에 스포츠 상해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고 해도 다치고 죽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한때 건강했다고 해서 계속 건강하다는 보장은 없다. 나이가 들면 쇠약해지는 게 자연의 섭리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젊었을 때를 생각하고 무작정 스포츠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게 스포츠 상해나 사망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몸 상대를 제대로 알고 운동해야 평생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아프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대체 운동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즐겼던 운동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 운동을 잘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발목, 무릎이 아프면 과감하게 그 부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찾아서 하면 된다.

2020년 12월 5일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된 이지혜 한옥호텔 청연재 대표(46). 그는 웨이트트레이닝과 달리기, 수영을 즐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자전거 타기가 활성화되자 사이클까지 타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이지혜 대표 제공.
달리기나 걷기를 하다 무릎 발목에 통증이 온다면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오는 이유가 관절의 질병이 아닌 과도한 활동 때문이라면 자전거 타기는 무릎과 발목에 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수영도 좋은 대체운동이다. 몸이 물에 떠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모든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다만 어깨를 많이 써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준비운동을 잘 하고 주변 근육을 키우면서 운동하면 탈이 나지 않는다.

운동의 즐거움을 더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크로스트레이닝(Cross-Training)이라는 것도 있다. 종목 다변화다. 한 종목만 계속 하면 흥미가 떨어지고 어느 순간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크로스 트레이닝의 정의는 스포츠나 피트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몸의 다양한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특정 운동은 특정 근육만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크로스 트레이닝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한 훈련법이기도 하다.

2018년 11월 17일 ‘양종구 기자의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된 이영미 작가(53). 운동을 전혀 하지 않다 건강을 위해 수영을 시작했고 달리기도 했고 사이클도 탔다. 결국 ‘철인3종’까지 하게 됐다. 이영미 작가 제공.
예를 들어 마라톤과 사이클을 하게 되면 마라톤이 잘 안될 땐 사이클을 타고, 사이클이 잘 안 될 땐 마라톤을 하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다양한 종목을 하게 되면 지루함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취감이 배가 된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사이클을 타다보면 어느 순간 마라톤을 할 때 안 되던 것이 될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 얽매이다보면 해결 되지 않는 문제가 다른 종목을 할 때 해결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마라톤과 사이클 두 종목 모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라톤과 수영의 경우 쓰는 근육이 다르다보니 마라톤 할 땐 수영 때 주로 쓰는 근육이 회복하게 되고 수영할 땐 마라톤 할 때 쓰는 주 근육이 회복하다보니 종목을 바꿀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테이퍼링(Tapering) 효과다. 테이퍼링 효과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다가 대회를 앞두고 점진적으로 훈련 강도를 낮춰주면 어느 순간 ‘초과 회복(평소 회복보다 더 많은 회복)’이 일어나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이론이다. 마라톤이 힘들고 지겨워 수영을 하다보면 마라톤에서 테이퍼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용권 전주대 운동처방학교 객원 교수(전주본병원 본스포츠재활병원 대표이사)는 “같은 종목을 부위별로 훈련을 달리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의 경우 하루는 상체, 하루는 하체, 하루는 복근 및 등배로 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역시 일종의 ‘테이퍼링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권 교수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도 종목 다변화 운동법이 좋다. 운동을 할 땐 긴장을 해야 하는데 늘 하던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무의식적으로 하다 다칠 수 있다. 긴장감을 키우기 위해서도 여러 종목을 하면 좋다. 근육도 한 동작만 계속 할 경우 파열될 수 있다. 물론 자기 체력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라톤에 빠진 사람이 사이클을 타고 결국 수영까지 해 철인3종을 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 이 현상도 일종의 종목다변화로 보면 된다. 운동의 즐거움이 배가 되고 부상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종목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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