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속 엄마는 거실 소파 끝에 앉아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학교에서 책 읽기 숙제가 나온 모양이다. 검은색 교복을 입은 소년은 집중하기는커녕 딴생각에 빠진 듯 먼 데를 응시하고 있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뛰어놀 궁리 중일 수도 있고, 읽기 수업 시간에 창피를 당할까 봐 걱정하는지도 모른다. 책에 시선을 고정한 엄마의 표정도 좋지는 않다. 옷의 한쪽 어깨 부분이 흘러내린 것도 모를 정도로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1887년 헬싱키에서 태어난 올릴라는 회화, 디자인, 벽화 등 다양한 분야에 능했다. 국비 장학생으로 떠난 프랑스에서 인상주의를 배워 귀국한 후 핀란드의 인상주의 그룹을 창립해 활동했다. 하지만 극장 설립을 주도하다 파산하는 바람에 1920년 가족과 함께 다시 파리로 떠나야 했다. 가족 부양을 위해 무대 세트나 벽지 디자인 일을 했고, 동료 화가이자 아내였던 릴리는 인공 꽃과 장례식 화환 만드는 일을 했다. 이 그림은 바로 그 시기에 그려졌다. 그림 속 모델은 화가의 아내와 아들로 보인다. 당시 아들은 프랑스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외국인 가정의 자녀로 친구들보다 프랑스어를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이 컸을 테고, 아이 숙제를 봐줘야 하는 일하는 엄마의 고충도 상당했을 것이다.
이은화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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