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秋장관 감싸려 감추고 물타기 급급한 국방부

동아일보 입력 2020-09-17 00:00수정 2020-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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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 씨의 카투사 복무 시절 특혜 의혹과 관련해 그제 검찰이 국방부 민원실의 녹취파일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다. 추 장관 부부 중 한 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를 걸어 병가 연장 민원을 넣었다는 2017년 6월 14일의 녹취파일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당초 국방부는 이 녹취파일이 보존기한 3년이 지나 자동으로 삭제됐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국방전산정보원 내 메인 서버에 저장돼 있었던 것이다. 국방부는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익명의 관계자를 내세워 녹취파일의 존재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민원실 통화 녹취파일 같은 디지털 정보의 보관 관리 상황을 모를 리 없었던 국방부가 며칠 동안이나 모른 척하고 있다가 뒤늦게 존재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래 놓고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그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의 추궁에 “자료가 없다고 한 적이 없다”며 군색한 답변을 내놨다.

자꾸만 감추고 덮으려는 국방부의 ‘추 장관 편들기’ 행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10일에는 언론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1차 병가와 병가 연장은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대놓고 추 장관을 옹호했다. 병가를 내준 근거자료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데다,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추 장관 아들에게 유리한 규정들만 골라내어 1, 2차 병가 모두 규정상 문제 될 게 없다고 단정해 발표한 것이다. 정작 병가를 내준 근거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해당 부대의 행정착오”라며 단순한 실수로 치부했다. 다음 날 2차 병가에 이어 개인휴가로 처리된 4일간의 휴가 명령서가 휴가 시작 다음 날 발부된 사실이 드러나자 이번에는 “행정처리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변명했다.

추 장관 아들 사건은 단지 일개인의 특혜 의혹을 규명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군 복무의 형평성과 기강의 엄정함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국방부가 정치논리에 휘둘려 정권안보에만 매달린다면 이는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온 군의 정치적 중립과 명예에 먹칠하는 행태다. 정권에 잘 보이려 진실을 감추고 물타기에 급급한 지휘부를 장병들이 어떻게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겠는가. 국방부는 군의 명예를 걸고 조그만 사실 하나라도 거짓 없이 내놓고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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