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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김도연 칼럼]‘비대면 강의’의 교훈, 교육 환경 바꿔 나갈 차례다

김도연 객원논설위원·서울대 명예교수
입력 2020-08-13 03:00업데이트 2020-08-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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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송두리째 바꿀 온라인 강의
코로나19로 ‘K무크’ 시도 가속화
새 학기 앞두고 비효율 비판 점검
강의-평가 비대면의 定石 새 과제
팬데믹 이후 활용법 고민해야
김도연 객원논설위원·서울대 명예교수
코로나19로 우리 삶이 많이 바뀌었다.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20’ 가능성도 언급되면서 사회 많은 부문이 예전 상태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소위 ‘뉴 노멀’ 시대다. 재택근무나 온라인쇼핑이 활발해졌고, 폐쇄적 공간인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전통적 교육은 하루아침에 자리를 잃었다. 대학에서는 대부분의 교수들이 생전 처음으로 온라인 교육에 땀을 흘렸는데, 다가오는 새 학기에도 대면 강의는 힘들 것 같다.

누구나 편한 시간에 어디서나 수강이 가능한 온라인 강의가 가능해진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인터넷 강의, 즉 무크(MOOC·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의)가 본격화된 2012년을 ‘무크의 해’로 칭하기도 했다. 같은 해 스탠퍼드대에서 출범한 미국의 온라인 강의 플랫폼 ‘코세라(Coursera)’에는 현재 세계 200여 개 대학이 제공하는 4000여 개 교과목이 올라 있으며, 이를 수강하는 사람들도 6000만 명 이상이다. 그러기에 ‘무크’는 대학 교육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파괴적 혁신’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2015년에 K무크(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를 출범시키면서 온라인 교육을 독려해 왔지만 실제로 대학들은 이를 수용하는 일에 소극적이었다. 우리 대학 구성원 대부분은 무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거나 혹은 찻잔 속 태풍처럼 곧 사라질 것이라 믿었던 듯싶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일부 강의조차 온라인 전환이 매우 힘들었다. 그런데 모든 강의가 한번에 바뀌었다. 그간 온라인 교육을 위해 노력했던 대학 실무자들은 오히려 허탈함을 느낀다고 했다.

아무 준비도 없이 처음 치른 온라인 강의였기에 종전의 대면 강의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는 너무 당연하다. 이는 걷고 달리기에 익숙했던 사람이 자전거에 오르자마자 스피드를 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비효율의 근본은 학생들 반응을 가까이서 살피며 행하는 대면 강의를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대학에서는 비대면 강의를 위해 교수와 학생이 동시에 참여하는 줌(Zoom) 같은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을 많이 이용했는데, 사실 이는 강의보다 소규모 회의에 적합한 것이다.

온라인 강의의 정석(定石)은 교수가 치밀한 기획 후에 강의를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고 학생들은 이를 편한 시간에 수강하는 것이다. 이때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20분 이상 영상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학생과의 질의응답이나 토론은 별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진보하는 인공지능에 힘입어 온라인 교육은 앞으로 더욱 효율적이 될 것이니 바이러스가 완전히 물러나도 이는 적극 활용돼야 한다.

강의를 통해 지식을 전달하면서 시험을 치르고 평소 학습태도까지 고려해 성적을 부여하는 일은 교육의 또 다른 핵심이다. 평가는 격려와 질책을 통해 학생 개개인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필수 절차로 ‘평가 있는 곳에 발전 있다’는 사실은 개인이나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성적은 향후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학생들에게 시험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온라인 교육에서 또 다른 문제로 부각된 것은 평가 과정이었다. 온라인 시험 시간에 학생들은 한 장소에 모여 함께 문제를 풀거나 전화 또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답을 공유했고, 대학은 이들을 적발해 징계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경우에는 컴퓨터 화면에 학생 개개인의 손과 답안지 전체가 드러나게도 했다지만 이 문제 또한 과거 평가 방식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평가 형태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다른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각자 홀로 답안지를 작성하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미래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협력이라고 가르치면서, 시험 문제를 놓고 협력하는 것은 왜 부정한 일이냐는 학생들의 볼멘 항의도 새겨들어야 한다. 세상은 바뀌었다. 새 시대에 적합한 학생 평가방법을 연구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 또한 교육자의 몫이다.

이제는 대학 구성원 모두가 온라인 교육을 경험했다.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새 학기에는 더욱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도연 객원논설위원·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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