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의 퇴장[횡설수설/송평인]

송평인 논설위원 입력 2020-06-16 03:00수정 2020-06-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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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전화는 유선전화에 비해 뒤늦게 등장했지만 단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1G부터 5G까지의 G는 제너레이션(Generation·세대)의 이니셜로 단계마다 큰 발전이 있었음을 뜻한다. 1980년대 후반 등장한 1G폰은 카폰의 형태로 주로 보급됐다. 벽돌만큼 커서 차에 달고 다니며 충전하는 게 일반적이었고 가격도 비싸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요즘같이 어디서나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전화는 2G폰부터라고 할 수 있다.

▷2G폰은 음성을 전달하는 것 외에도 최대 40∼80자가량의 문자 텍스트를 전달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했다. 문자메시지의 시작이다. 나중에 저장용량이 커지면서 전화기에 MP3, 사진기 등의 기능이 첨가됐다. 유선전화기는 예나 지금이나 기본적으로 전화기로 남아있는 반면에 무선전화기는 그때부터 종합단말기로 변해갔다.

▷1998년 크리스마스 때 퀄컴의 최고경영자(CEO)인 폴 제이컵스가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pdQ 1900이라는 무선단말기를 사용해 알타비스타 검색엔진에서 ‘마우이 스시(Maui Sushi)’라는 단어를 입력한 뒤 찾아 들어가는 데 성공한 게 스마트폰의 기원이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고 2G폰의 쇠락이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된 이후는 3G폰이든, 동영상에 적합한 LTE급 4G폰이든, 사물인터넷을 수용할 5G폰이든 모두 스마트폰으로 불린다.


▷2G폰은 FM 무선주파수를 이용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1G폰과 달리 디지털 방식이었다는 데 그 혁신성이 있다. 디지털 무선 방식의 세계 표준을 놓고 유럽은 TDMA 방식을 고집한 반면에 미국은 CDMA 방식을 들고나왔다. 당시 스타트업 휴대전화 업체였던 퀄컴은 CDMA 방식을 개발하고 그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1996년 한국이 2G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CDMA 방식을 채용한 것이 퀄컴에 큰 힘이 돼 결국 TDMA 방식을 눌렀다. 우수한 CDMA 방식이 채택됐기에 3G 시대에 스마트폰으로의 혁신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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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2012년 2G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SK텔레콤도 곧 서비스를 종료한다. 통신3사 중 2G 서비스를 유지하는 곳은 LG유플러스만 남는다. 6월 현재 2G 서비스 가입자가 SK텔레콤에는 38만 명, LG유플러스에는 47만 명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폴더폰, 슬라이드폰 등 스마트폰 시대에는 없는 2G폰에 대한 향수와 20년 넘게 사용한 2G폰 고유번호에 대한 애착이 그 원인일 것이지만 2G폰을 과거의 유물로 밀어내는 압력을 얼마나 더 버텨낼지 모르겠다. 그래서 모바일 혁명이라고 하는 것일 게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2g 서비스 종료#2g폰 고유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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