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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검찰 수뇌부의 TK 편중 인사, 권력 감시 포기할 건가

입력 2015-02-09 00:00업데이트 2015-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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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의 핵심 라인이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채워졌다. 법무부는 대구 출신의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을 대검 차장에, 경북 출신인 박성재 고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지난달 청와대 민정 라인에도 TK 출신인 이명재 민정특보와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이 임명된 바 있다. 청와대 민정과 검찰의 수사 라인이 TK 일색으로 짜이게 되면 검찰에 미치는 청와대의 입김이 강해질 공산이 크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특수사건과 공안사건 수사를 많이 다루는 검찰 내 요직 중의 요직이다. 대검 중앙수사부가 간판을 내린 뒤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부에서 과거 중앙수사부가 맡을 만한 사건까지 처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은 세 차례 연속 TK 출신이 차지했다. 과거 정권 때도 이런 일이 있었지만 이 정부 들어 믿을만한 쪽 사람을 서울중앙지검장에 기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더 심해진 듯하다.

대검 차장은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검찰 내 ‘2인자’로 차기 검찰총장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김 신임 차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만큼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재직하면서 청와대 문건 수사나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수사 등을 청와대의 입맛에 맞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갈수록 심해지는 TK 편중 인사의 원인을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정부의 트라우마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때 검찰이 법무부와 충돌하며 정권을 흔든 반작용으로 검찰 주요 보직에 충성심을 의심받지 않을 사람을 임명한다는 것이다.

검찰뿐 아니라 정부 내 사정을 담당하는 핵심 요직 중에서 감사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이 모두 영남 출신이다. 사정기관 최고책임자들이 같은 고향 출신들로 채워지면 ‘집단 사고’에 빠져 척결해야 할 비리도 덮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과거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같은 민감한 첩보를 동향의 사정 책임자가 묵살해 문제를 키운 사례도 자주 있었다. 인사에서 소외 받는 지역의 상실감과 정부에 대한 반감도 커진다. 주요 사정기관을 정권의 방패나 ‘다잡기’ 대상으로 여기는 구시대적인 인사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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