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윤기화]교복, 싼 것만이 능사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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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학교 주관 교복구매 제도에 따라 각 학교는 경쟁입찰을 통해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교복을 구매하게 된다. 학생들은 ‘교복 물려받기’를 희망하지 않는 이상 일괄적으로 학교가 선정한 업체의 교복을 구매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존의 교복 대리점들과 관련 업자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가격 입찰경쟁에서 떨어진 대리점들은 1년 사업이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교복 가격의 거품을 빼자는 취지에서 학교 주관 공동구매를 좋게 볼 수도 있겠지만 가격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중고교생들은 일상의 대부분을 교복을 입고 생활한다. 따라서 교복을 살 때는 재질은 물론이고 교복의 실용성, 활동성, 편리함을 고려하고 개인의 기호까지 감안한다. 그런데 학교 주관 교복구매로 교복을 사게 되면 이러한 학부모들의 선택 기준은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 오로지 최저가를 기준으로 업체 간에 경쟁을 시켜 하나의 업체만 채택되기 때문이다. 학교 주관 교복구매를 통해 소비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이 받는 것은 원하는 교복이 아니다. 학부모가 원하는 품질, 실용성 등과 학생들이 원하는 개성, 디자인은 배제된 채 오로지 가격만 저렴한 교복이다. 소비자로서의 제품 선택권을 일방적으로 박탈당한 꼴이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교복은 마냥 ‘값싼’ 교복이 아니다. 자연스럽고 공정한 경쟁 시장에서 만들어진 질 좋고 가격도 좋은 교복을 원한다. 가계부담을 덜어주되 아이들을 위해 ‘최적화된’ 교복을 선택할 권리를 달라.

윤기화 학부모
#교복#학교#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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