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원외교 국정조사, 이상득 박영준 소환 불가피하다

동아일보 입력 2015-01-03 03:00수정 2015-01-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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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어제 캐나다 석유기업 하비스트사를 비싸게 인수해 손해를 입힌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손실보전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이 기관장 업무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요구한 건 처음이다. 석유공사가 5조4869억 원을 투자한 하비스트 인수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부실 자원외교였다.

감사 결과 강 전 사장은 무리하게 하비스트 인수를 밀어붙였다가 석유공사 부실 악화를 불러왔다. 석유공사는 작년 하비스트 정유부문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1조3371억 원의 손실을 냈다. 강 전 사장이 급조한 자료를 근거로 3133억 원이나 비싸게 하비스트를 사들였던 이유가 뭔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당시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하비스트 인수 과정에 대해 강 전 사장의 보고를 받은 사람이다. 감사원은 최 부총리의 구체적 개입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별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최 부총리는 석유공사의 총체적인 부실 투자와 국고 낭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고위 공직자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석유공사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영국의 석유탐사업체를 인수한 뒤 남은 예산으로 임직원 전원에게 TV나 노트북 등 13억 원 상당의 현품을 나눠줬고 2012년에도 비슷한 일을 되풀이했다. 이사회 승인도 받지 않고 회계서류까지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공기업의 탈선 경영이 도를 넘어섰다. 자원외교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과다한 지원이 방만과 탈선 경영을 부추긴 것이 아닌가.

여야는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곧 시작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으로 자원외교를 주도했던 이상득 전 의원, 이 전 의원의 측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불러내 부실 투자의 원인을 추궁해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당시 공기업 사장 등의 인사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진짜 ‘비선 실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유공사의 12조4000억 원대 투자사업 자문을 맡았던 메릴린치의 서울지점장은 당시 ‘문고리 권력’이었던 김백준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의 아들이었다. 감사원이 “자문사 선정 과정에서 특혜 의혹은 없지만 관례 수준의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고 애매하게 설명한 것도 개운치 않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자원 개발사업이 올스톱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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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국정조사#감사원#이상득#박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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