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이런 시장이 뜬다/김윤태]<5>한국형 음료로 루마니아 시장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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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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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무역관장 릴레이기고

김윤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무역관장
김윤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무역관장
우리나라 한 중소기업 의료기기 제조회사가 루마니아 시장에 진출하던 초창기, 한국 바이어들은 제품의 우수성을 설명할 길이 없어 이 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브랜드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를 언급하며 가격과 품질의 우수성을 강조한 간접 마케팅 방법을 활용했다.

한때 ‘한국’이란 이름조차 생소하게 받아들이던 루마니아 사람들도 이제 한국에 익숙하다. 드라마 때문이다. 멜로부터 사극까지 다양한 우리나라 일일연속극이 매일 황금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다. 시청률이 어떤지 궁금해 현지 직원에게 물어보니 “현직에서 퇴직한 아버지가 루마니아 축구와 한국 드라마 채널을 번갈아 돌려가면서 볼 정도로 마니아”라는 답이 왔다. 때론 눈물까지 흘리면서 본다는 것이다.

한국을 조금이라도 아는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김치’를 꼽는다. 10명 중 8명은 되는 것 같다. 김치는 맵고 자극적이지만 건강식품으로 인식되어, 짠 돼지고기가 주식인 이 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가고 있다. 한국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김치 1kg을 포장해 가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사모(한국을 사랑하는 모임)’도 자발적으로 조직되어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한국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가는 루마니아 시장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음료 시장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이번 여름은 한국도 더웠지만 동유럽 발칸반도 북쪽에 위치한 이 나라도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렸다. 또 어느 해보다 힘든 가뭄과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밀, 옥수수 등 농작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15% 가까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농산물 외에 다른 품목 또한 유럽 경기 침체로 좀처럼 수요가 살아날 기미가 없다.

그렇다고 모든 산업이 한여름 아스팔트처럼 힘없이 녹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루마니아 음료 시장은 전년 대비 10% 이상 해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도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것은 호황기로 치면 20% 이상의 폭발적 성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루마니아 음료 시장의 대세는 물과 콜라로 대표되는 탄산음료다. 콜라가 대표적인 음료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1989년 루마니아 혁명 이후 일이다. 미국 드라마를 접하면서 미국 문화에 대한 동경이 루마니아 소비자들에게 탄산음료를 자연스레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그런 루마니아 시장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음료가 있으니 바로 한국의 알로에 음료다. 알로에 음료가 소개된 것은 2006년이다. 한류 성장과 함께 2008, 2009년에 주요 소매 유통점에 보급될 정도로 빠르게 전파되더니 이제는 ‘웰빙’ 이미지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여기에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다른 나라 음료보다 저렴해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아직 음료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은 아니지만, 물과 탄산음료로 대표되던 이 나라 음료 시장에 한국형 음료가 새로운 품목으로 서서히 소개되고 있다. 한국산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매년 꾸준히 늘어 시장 진출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배즙, 두유 등 한국형 음료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루마니아 시장을 권한다.

김윤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무역관장
#세계에 아런 시장이 든다#코트라 무역관장#김윤태#루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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