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동정민]‘울랄라세션’이 정치권에 던지는 3가지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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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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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정치부 기자
동정민 정치부 기자
“팀이란 건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게 아니라 자기가 가진 가장 소중한 걸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모이는 겁니다. 이제 그 영광을 여러분께 돌리겠습니다.”

12일 197만여 명과의 경쟁을 뚫고 슈퍼스타K3 우승을 차지한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 씨의 수상 소감이 가슴을 울렸다. 임 씨가 올 1월 위암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워왔다는 스토리의 주인공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리더의 ‘헌신’과 팀원들의 ‘화합’, 관객을 향한 ‘열정’. 울랄라세션이 보여줬던 감동 3박자는 뭔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느끼는 허전함을 달래주는 묘한 끌림이 있는 듯했다.

임 씨는 “15년 동안 못난 리더를 쫓아온 멤버들에게 감사한다”며 팀원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리더의 헌신 속에 팀원들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울랄라세션은 “15년 동안 팀원끼리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다”고 했다. 울랄라세션은 심사위원들이 “팀원 모두 톱11(상위 11개 팀)에 오를 실력”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각자 개성과 실력을 겸비했다. 리더(32)와 막내 팀원(22)의 나이 차는 열 살이나 났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위하며 최상의 하모니를 이뤄냈다. 팀원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앨범을 내든 포장마차를 하든 함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울랄라세션은 관객들에게 늘 새로운 감동을 선사했다. 이를 위해 매일 2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고 연습에 몰두해왔다고 한다.

매주 금요일 밤마다 TV를 통해 접했던 울랄라세션의 감동을 뒤로 한 채 서울 여의도로 시선을 돌려보면 가슴이 절로 답답해진다. 여야 할 것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강화, 2040세대에게 어필할 만한 이들의 영입 등 2040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전략’을 짜내느라 혈안이 돼 있지만 감동이 없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여권의 쇄신, 야권의 통합 논의에서 리더의 ‘희생’과 ‘비움’을 찾아보기 힘들고 리더의 헌신이 없으니 여야 구성원들은 각자 살길 찾기에 바쁘다. 국민의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겠다는 열정은 또 어디에 있는가.

여야 의원들로부터 “어떻게 젊은층과 소통을 해야 할지,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울랄라세션의 우승소감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정당이라는 건 가장 뛰어난 사람들이 모이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가장 소중한 걸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모이는 겁니다. 이제 그 영광을 국민들께 돌리겠습니다.”

동정민 정치부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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