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태석]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청소년 행복지수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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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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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김태석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푸르름이 더해가는 5월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몸과 마음이 성장해가는 청소년들이 연상되는 달이다. 신록이 짙어가는 만큼 우리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도 영글어 가길 기대하는 것은 모든 이의 공통된 바람이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들의 실생활은 그리 밝지 못한 듯하다. 과도한 학습 부담과 부족한 수면시간, 온·오프라인 유해환경 등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친구나 이웃과 더불어 나누는 경험보다는 경쟁에만 익숙해져 공동체적 생활에 참여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역량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의 더불어 사는 능력은 세계 36개국 중 3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사회참여 활동 시간도 하루 1분 수준으로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국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66점에 그쳐 3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KAIST 재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은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이는 청소년들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돌이켜보게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46명의 청소년이 가정불화나 성적 비관 등의 이유로 자살하였다. 2∼3일에 한 명꼴로 청소년들이 소중한 자기 생명을 스스로 끊은 셈이다.

청소년 자살에 대한 여러 대책이 마련돼 시행되었다. 하지만 청소년 자살률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 각종 대책이 대증적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은 아닌지, 진정 청소년들을 자살로 내모는 원인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은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이 학생인 청소년들은 치열한 입시경쟁 속에 항상 서열 경쟁과 승자독식의 풍토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청소년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울과 불안이 심해지고 자아정체감 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 청소년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작은 것일지라도 스스로 체험하고 성취한 것에 대해 인정받고 격려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기회다. 사회는 청소년이 그러한 체험 속에서 자신의 소중함과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이웃이 함께함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의 기회를 확대해줄 책임이 있다. 청소년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무엇보다 청소년이 소중한 자기 꿈을 향해 당당하게 도전해 갈 수 있도록 체험활동의 기회를 확대해 주는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청소년 수련관과 수련원, 청소년 문화의 집 등 700여 개의 공공과 민간 청소년활동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자격을 갖춘 청소년지도사 2만여 명이 시설과 단체에서 다양한 활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청소년활동 서비스가 학교 교육과 유리되어 활성화되지 못했다. 올해부터 각급학교에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시작되고, 대학 입학사정관제 확대 등 학생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입시에 반영하고자 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어 지역 중심의 청소년 활동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소년에게 다양한 체험활동 기회를 충분히 마련해주려면 ‘학교 밖’이 강해져야 한다. 이는 자연과 사회생활 속에서 다양한 체험과 자기계발이 이루어지고 청소년 활동이 활성화됨을 의미한다.

요즘 하루가 다르게 커피전문점이나 스크린 골프장 등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규모 활동 공간이나 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역사회가 청소년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체험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청소년의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이다.

김태석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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