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창원]녹내장, 검사만 잘 받아도 실명 막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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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둘째 주는 세계녹내장협회와 세계녹내장환자협회가 정한 제4회 세계 녹내장 주간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4500만 명이 녹내장으로 인해 실명(失明)했다.

눈과 관련된 치료는 매우 까다롭고 발전이 더뎌 실명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9년 국내 실명 인구는 약 70만 명으로 2005년보다 33% 늘었다. 실명의 주요 원인은 녹내장(38%), 당뇨병성 망막증(31.5%), 황반변성(12.9%) 등이다. 국내 녹내장 유병률은 3.5%,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약 175만 명이 녹내장 환자로 추산된다. 그러나 2008년 녹내장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31만 명 정도에 그쳤다.

녹내장은 눈 속의 시신경이 훼손돼 나타나는데,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환자가 스스로 병의 징후를 느껴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과거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으나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에 비해 눈 건강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실제 내원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유행성 질환 등 외부로 드러나는 질환을 제외하고는 눈이 침침해지는 등의 증상은 시력 저하나 피로 때문이라고 여긴다.

녹내장을 확인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시신경의 상태를 검사하는 안저 촬영 검사가 있다. 이를 통해 녹내장이 의심되면 정밀검사를 받게 된다. 40세가 넘으면 눈에 이상이 없더라도 1년에 1회 정도 안저 검사를 받는 것이 소중한 눈과 시력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녹내장 가족력과 고도 근시,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녹내장의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기창원 한국녹내장학회장·성균관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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