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사 해외진출, 교육의 質높이는 계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9일 03시 00분


교육과학기술부가 5년 동안 우수한 현직교사와 교대·사범대 출신 예비교사 1만 명을 선발해 해외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순한 해외연수가 아니라 파견과 교사 교류 형식을 통해 외국에서 교편을 잡도록 할 계획이어서 교원의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 임용이 힘든 기간제 교사, 예비교사들에게 취업의 물꼬를 터준다면 더욱 다행이다.

교대와 사범대의 높은 진학경쟁률이 보여주듯 우리 교원들의 능력과 자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대학을 졸업한 뒤 일선 학교의 틀 안에 들어오면 소명의식이 옅어지고 자기계발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된다는 점이다. 지식이 빛의 속도로 바뀌고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교사들이 대학시절 배운 지식으로 일평생 학생을 가르치려 들면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지식과 견문을 넓히는 것은 교육의 질(質) 향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지나치게 높은 원어민 강사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지금도 3∼6개월간 해외에 파견되는 연수프로그램이 있지만 파견 국가가 미국 캐나다에 제한돼 있고 담당과목도 수학 과학 중심이다. 파견대상 국가를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으로 확대하고 담당과목도 한국어 기술 등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 교대 사범대 출신자가 해당국의 교사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한국의 국력과 교사의 우수성으로 볼 때 현지 취업도 가능할 것이다. 시카고 시교육청 수학 과학교사 초청프로그램으로 미국 학교에 진출한 우리 교사들이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공적개발원조(ODA) 차원에서 교사들이 개도국 학교 강단에서 그 나라 공교육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다면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대형 프로젝트를 박수만 치기에는 개운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교사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배경에는 교원수급 정책의 실패가 똬리를 틀고 있다. 교사 임용률이 낮은 근본 원인은 정부가 급격한 저출산 같은 사회변화를 예측하지 못하고 교대 사범대 등 교원 양성을 위한 특수목적 대학의 정원을 미리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용이 어려워지면서 교대와 사범대의 입학경쟁률이 낮아지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없으면 예산으로 뒷수습을 하느라 바쁘고 실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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