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인 유학생 받아 反韓派만들어서야

  • 동아일보

2년 전 정부는 201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을 유치한다는 ‘스터디 코리아(Study Korea) 프로젝트 발전방안’을 수립해 첫해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745명을 뽑았다. 그러나 2009년은 504명으로 줄였고 올해는 첫해보다 적은 700명을 선발했다. 실적이 부진하자 목표 달성 연도를 2012년으로 늦췄는데도 외국인 장학생 관련 내년도 예산은 326억3900만 원으로 올해보다 2300만 원이 삭감됐다. 2008년부터 국내에 들어와 공부하는 1942명의 외국인 장학생 가운데 200명 정도가 학기당 1600만∼2000만 원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받지 못해 공부를 못 마치고 귀국해야 할 판이다.

외국인 장학생들은 해당 국가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학생들로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나면 장차 그 나라의 사회지도층 인사가 되거나 한국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시각에서 보면 수년간 공들여 친한파(親韓派)를 양성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국내 대학생들을 위한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도 중요하지만 외국 유학생을 위한 지원에 인색해 공연히 반한파(反韓派)를 만들어선 안 될 일이다.

자비로 유학 온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정책적 배려도 요구된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 8만9616명 중 약 75%인 6만7000여 명이 중국인들로 입학 정원 확보가 어려운 지방대에 많이 재학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과 이준식 성균관대 교수가 중국인 유학생 122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1%가 반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더구나 한국에 오래 체류할수록 반한 감정이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한양대 중국문제연구소가 발표한 ‘한중 양국 상호 유학생 실태와 개선 방안’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국내 대학의 허술한 학사관리와 부실한 문화교류, 교수와 동료 학생들의 차별에 불만이 많다고 답했다. 학생 부족을 메우기 위한 지방대의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에도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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