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동 걸린 좌파 교육감의 이념형 돌출행정

동아일보 입력 2010-09-04 03:00수정 2010-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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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어제 전북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처분에 대해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는 학교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친(親)전교조 성향의 김 교육감은 자율고 신청을 한 두 학교가 지난달 5일과 28일 입시설명회를 열기로 날짜까지 잡아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자율고 지정을 취소했다. 학교 재단은 수월성(秀越性) 교육을 위주로 한 자율고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는 물론이고 진학 준비를 하는 학생 학부모를 일거에 혼란에 빠뜨린 김 교육감의 무리한 조치에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다.

전주지법 행정부는 결정문에서 “학교 재단이 법정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할 우려가 없고, 자율고 지정으로 고교평준화 정책에 입각한 현행 고교입시제도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불평등 교육이 심화할 것이라는 김 교육감의 견해에 대해 “정원의 20%를 사회적 배려대상자 중에서 선발하고 납입금을 면제해줘 불평등교육 문제를 완화할 수 있고, 특성화 맞춤화 교육을 통해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면도 있다”고 반박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당장 지정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지 않으면 학교 측이 2011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못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긴급성에 따른 것이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남성고와 중앙고는 1심 본안 판결 선고 때까지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비롯한 학사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다. 입시제도를 바꾸려면 학교와 수험생이 최소한 3년 이상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 좌파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다고 해서 돌출 정책으로 교육행정의 예측가능성을 짓밟아버리면 입시를 눈앞에 둔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친전교조 교육감들은 당선되자마자 점령군이라도 된 듯한 태도로 학업성취도 평가와 교원평가제를 무력화하고 전면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하면서 교육현장을 어설픈 평등이념의 실험장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좌파 교육감들의 돌출행정으로 인한 교육현장의 혼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걱정스럽다. 법원은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일부 교육감의 무리하고 부당한 조치들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입각해 분명하게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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