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동대문 이색경력 사장들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입력 2000-07-02 20:11수정 2009-09-2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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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영학 석사(MBA)출신의 옷가게 사장, 보석전문가 출신의 가방전문점 주인 등….

최근 대형 패션몰들이 들어서면서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벗고 국내 패션시장을 주도하는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에 이색 경력의 사장들이 속속 ‘입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의류를 헐값에 판매하는 ‘도매상인’이 아니라 패션 전문 사업가의 포부를 품고 과감히 ‘인생항로’를 바꾼 사람들이다.

지난달 초 개장한 대형패션몰 ‘밀리오레’ 명동점에 여성의류점 ‘이마상스’를 연 김경선씨(37)는 미 MBA출신으로 미국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딴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주위의 만류와 고액연봉이 보장된 직장생활을 마다하고 ‘해보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이 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의 ‘주력품목’은 20∼30대 초반의 전문직 여성을 타깃으로 한 캐주얼 정장. 그는 “매일 새벽까지 고객을 상대하느라 몸은 피곤하지만, 자체 브랜드로 대형 백화점에 입점해 국내외 유명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겨룰 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용가 출신의 신지연씨(40)는 인도문화에 심취한 것이 동대문 프레야타운에서 인도 전문 가게인 ‘인도이야기’를 경영하게 된 계기가 됐다. 12년간 인도의 국립무용학교에서 전통무용을 전공한 뒤 세계 각지로 공연을 다니며 무용가로 활약한 그는 석 달 전 귀국한 뒤 인도생활의 향수를 잊지 못해 이 가게를 열었다. 주로 10∼20대 고객을 대상으로 자체 디자인한 인도풍 의류, 가방, 신발, 각종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그의 소망은 ‘인도문화관’을 세워 인도문화를 널리 알리는 일.

8월 남대문시장에 들어서는 대형 패션몰 ‘메사’에 가방전문점을 열 예정인 목정열씨(30)는 이탈리아에서 보석디자인을 전공한 보석전문가 출신.

학창시절부터 보석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그는 군 제대 후 국내에서 보석감정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3년간 이탈리아에서 보석디자인을 공부하고 돌아왔다. 그 뒤 국내 유명백화점의 보석전문점에서 근무하던 그는 최근 20∼30대 전문직종사자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는 ‘사교 문화’에 착안, 각종 모임에 어울리는 가방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가게를 열게 됐다. “고가의 외국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틀에 박힌 조직생활보다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벤처정신’으로 자기 사업을 갖길 원하는 20∼30대에게 21세기 유망업종인 패션과 유통을 동시에 ‘섭렵’할 수 있는 대형 패션몰이 ‘천혜의 환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최근식 두산타워 홍보차장은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남다른 포부와 마인드로 패션시장에 뛰어든 신예 사장들은 전체 매장분위기에도 큰 활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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