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엄홍길씨 디자이너로 변신?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00분


“고어텍스 재킷에 털이 더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테크노파일 내의 어깨부분에 박음선이 없으면 어떨까요?”

산악인 엄홍길씨(40)는 코오롱상사 스포츠디자인실 박미화실장만 보면 주문이 많다. 다음달 K2봉(8611m) 정상 등반에 ‘동반’할 옷을 이곳에서 만들기 때문. 과학적으로 제작된 옷은 편안한 등반을 도울 뿐 아니라 극한상황에서의 생명유지에도 필수적이라는게 엄씨의 경험이다.

그의 정상정복을 위해 코오롱에서 만드는 옷은 방풍 방한기능이 탁월한 고어텍스 재킷과 바지, 완전방수기능의 캐러밴 모자, 기능성 양말, 입체패턴의 테크노 파일 내의 등 등반복과 소품 일체.

코오롱에서는 지난해 이맘때부터 엄씨의 등반복을 지원하기 시작해 원정대를 위한 예산으로 연간5억원을 책정하고 있다. 엄씨로서는 협찬을 받아서 좋지만 업체 입장에선 ‘현장’에서 ‘패션’을 이용하는 엄씨의 한마디한마디가 스포츠의류 디자인 개발에 결정적이다.

엄씨는 1988년 세계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시작으로 히말라야 8000m 고봉 14좌 완등에 도전하고 있다. 마지막 남은 K2를 오르기 위해 20일 출국했다. 세계 2위봉인 K2정상에 오르면 히말라야 8000m 고봉 14좌를 완등하는 일곱 번째 산악인이 된다. 등반격려는 인터넷(www.himalclub.com)과 e메일(um8000@hotmail.com)로 가능하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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