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교사 최광수씨 매달 110만원 장학금

  • 입력 2000년 3월 9일 19시 47분


퇴직 교사가 자신이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학교에 매달 110만원의 장학금을 보내고 있다.

충북 청주 상당고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98년 2월 28일 교직에 몸담은 지 34년만에 평교사로 명예퇴직한 최광수(崔光秀·60·청주시 탑동)씨. 그는 퇴직하던 날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110만원을 학교측에 전달한 뒤 매달 같은 액수를 학교 계좌로 송금하고 있다.

학교측은 최씨의 이름을 딴 ‘광수장학금’을 만들어 지금까지 입금된 2700여만원으로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공부를 잘하는 학생 24명에게 장학금을 주었다.

자녀가 없어 청주에서 부인(54)과 단둘이 살고 있는 최씨는 퇴직금에서 나오는 이자 대부분을 장학금으로 보내고 형님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일해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최씨는 “어려서 공부할 때 집안이 어려워 고생한 것이 한이 됐다”며 “죽는 날까지 계속 장학금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60년 국제대 영문과를 나와 65년 교직에 첫 발을 디딘 뒤 옥천고 청주농고 등을 거쳐 97년 3월부터 상당고에서 근무했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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