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처음 국기(國旗)에 대한 논란이 인 것은 1876년 1월이었다. 당시 일본은 『운요호(雲揚號)에는 일본 국기가 게양되어 있었는데 왜 포격을 가했느냐』며 우리에게 강화도조약 체결을 강요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조정에서는 국기에 대한 개념이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태극기가 처음 태어난 것은 1882년 8월(음력)이다. 그 한해 전에 이미 만들었다는 기록도 있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1882년 8월9일 특명전권대사 겸 수신사인 朴泳孝(박영효)는 인천에서 일본선박 메이지마루(明治丸)를 타고 일본으로 가면서 태극사괘(太極四卦)의 도안이 그려진 태극기를 만든다. 박영효는 이미 상당한 논의를 해온 조정에 8월22일 국기제정 사실을 보고했다. 그 이듬해 1월 태극기는 전국에 소개되어 정식 국기로 자리 잡았다. 지금의 태극기를 대한민국 국기로 정식 공포한 것은 1949년 10월이다
▼이번에 발견된 일본 지지신보(時事新報)1882년 10월2일자 기사속의 태극기는 박영효가 그렸다는 바로 그 태극기다. 태극무늬가 상하가 아닌, 좌우로 갈라져 있고 4괘의 모습도 지금 것과는 달라 생소한 분위기가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장 최초의 태극기로 독립기념관에 보관중인 1885년 제작 태극기보다 3년이나 앞선 것인데도 더욱 친밀한 느낌이 든다. 1885년 제작 태극기는 태극무늬가 회오리져 꼬여 있기 때문이다
▼태극기는 한세기 넘게 민족의 애환을 담아왔다. 그래서 태극기를 바라보는 마음은 언제나 설레고 어디서 보아도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낀다. 태극기는 구한말(舊韓末)국운이 기울 때부터 일제 36년 그리고 6.25를 거치는 격동의 역사속에서 어느덧 민족정신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광복절에 발견된 태극기는 마침 선열들의 얼을 한번쯤 떠올릴 때여서 더욱 의미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