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안 된다더니”…고등학교 화단서 바나나 열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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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중앙고 3학년 정재훈 군이 학교 화단에서 바나나 재배에 성공했다. 12개월 만에 노지 개화에 성공하며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창원중앙고 3학년 정재훈 군이 학교 화단에서 바나나 재배에 성공했다. 12개월 만에 노지 개화에 성공하며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국내 고등학교에서 노지 바나나가 열매를 맺는 드문 사례가 나왔다. 창원중앙고 3학년 정재훈(18) 군이 학교 화단에서 바나나를 키워내며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은 것이다.

“실내에선 안 돼”…학교 화단으로 옮긴 바나나 도전기

정 군은 2021년부터 집에서 바나나를 키웠지만 실내 환경에서는 꽃을 피우기 어려웠다.

이에 그는 “온실이 아닌 노지에서 바나나 열매를 맺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3년 4월 바나나 품종 ‘드워프 캐번디시‘의 오프셋을 화단 화분에 심었다. 담임과 교장의 허락을 받아 본격적인 시험 재배에 돌입했다.

엘니뇨 덕분에 폭풍 성장…2.5m까지 자라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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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어진 엘니뇨 현상으로 기온이 5개월 이상 평균 20도를 웃돌면서 바나나는 폭풍 성장했다.

정 군은 이동과 월동을 고려해 바나나를 대형 부직포 화분에 옮겨 키우며 꾸준히 비료와 분갈이를 관리했다. 그 결과 바나나는 2m 50cm까지 성장했고, 개화를 알리는 깃발잎(Flag Leaf)도 드러냈다.

“바나나가 열리겠어?” 회의적인 시선 깨뜨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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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군의 도전은 처음에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의구심을 샀다. “한국에서 바나나가 열릴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선 속에서도 그는 꾸준히 재배를 이어가 결국 12개월 만에 개화에 성공했다. 겨울철 일부 잎이 시들기도 했지만, 남은 개체는 건강히 자라 열매를 맺을 준비를 마쳤다.

정 군이 올린 재배 영상은 SNS에서 4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순식간에 주목을 받았다.

“대학에서도 바나나와 함께”…앞으로의 계획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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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군은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고3이라 수능을 앞두고 있어 많은 활동을 하기 어렵지만, 바나나 시식 후기도 공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도움을 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열매를 못 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바나나 화분이 엄청 무거워 혼자 키우기는 버거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업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사람 키만 한 바나나 4그루를 키우고 있다. 졸업 후에는 화분을 대학교에 기증하거나 모교에 남겨둘 예정이다.

정 군은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식물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바나나를 물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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