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골 원화’… 환율 1200원 넘어서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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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50 마감… 28개월 만에 최고, 코스피 4개월 만에 2100선 붕괴

아시아 증시와 외환시장은 9, 10일 열린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가 반영되면서 또다시 크게 출렁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50원 오른(원화가치 하락) 1187.50원에 마감했다. 이는 2016년 1월 1일(1196.40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부각된 반면 무역전쟁 당사자인 중국의 위안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원화가치가 동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개장 전 발표된 한국의 5월 초순 수출지표의 부진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 방향에 따라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고 있다”며 “위안화 약세로 원화가치가 더욱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121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식시장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8% 떨어진 2,079.01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 15일(2,097.18) 이후 4개월 만에 2,100 선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모두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이 무역분쟁 장기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며 “위안화 약세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1180원을 웃도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시도 낙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1.91% 내린 708.80에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0.72% 하락해 5거래일 연속 떨어졌고, 상하이종합지수도 1.21% 내리는 등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이날 미중 무역협상 합의 실패와 관련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제한적이었지만 향후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전개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허진호 부총재보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미국의 대중 추가관세 부과 이후 국제금융시장 반응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이같이 밝혔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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