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울 굿맨은 ‘모든 악당들이 찾는’ 속물 변호사다. 그는 월터를 위해 돈세탁이나 증거 인멸 같은 일을 처리해준다. 사실 그에게는 사연이 많다. 젊은 시절 자잘한 사기행각으로 연명하던 그는 변호사인 형의 도움으로 감옥에 갈 위기를 벗어난다. 이후 형이 세운 법률회사에서 사환으로 일하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의 실제 사례를 보여준다. 통신과정으로 미국령 사모아 대학에서 법학 학위를 딴 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사울 굿맨이 주인공인 ‘베터 콜 사울(Better Call Saul)’은 월터 화이트가 주인공인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의 스핀오프다. ‘브레이킹 배드’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에미상 최우수작품상을 4번 수상했고, 주연 배우 브라이언 크랜스턴은 2008년부터 5년 연속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 중 가장 매력 있는 조연 사울 굿맨의 이야기가 별도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현재 5번째 시즌이 방영을 앞두고 있다.
‘베터 콜 사울’은 월터를 만나기 전 사울의 이야기를 다룬다. 통신과정으로 법학대학을 졸업한 변호사의 직업적 행로는 밝지 않다. 돈이 없어 미용실 창고를 사무실로 쓰고, 당장 멈춰도 이상하지 않은 고물차를 몰고 다닌다. 의뢰인을 찾아 끊임없이 발품을 팔지만, 어쩌다 들어온 괜찮은 사건은 큰 로펌이 채간다.
그런데 내게는 ‘소송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법률 서비스 현장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예전에 미국에는 변호사가 많아 어떤 이들은 별별 잡다한 사건을 수임해 호구지책으로 삼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드라마를 보며 이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오랜만에 두 드라마를 떠올리게 된 것은 일종의 우연 때문이었다. 우선 최근 버닝썬 사태로 마약이 이슈가 되다 보니 ‘브레이킹 배드’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에다 로스쿨 재학생들의 로펌 인턴 생활을 다룬 프로그램이 채널A에서 방영 중이다 보니 자연스레 베터 콜 사울의 스토리라인을 다시 더듬게 됐다.
얼마 전 올해 우리나라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간신히 50%를 넘겼다는 뉴스를 봤다. 지난해에는 합격률이 50% 아래로 내려가 큰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인구 1000명당 변호사 수는 미국 0.40명, 영국 0.22명, 독일 0.20명, 한국 0.03명이란다. 법조계 일각에선 나라별로 사정이 다르다며 우리나라 법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란 말을 한다. 하지만 나와 주변 사람들의 경험에 비춰보면 아직까진 일반 서민들이 변호사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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