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보’, 팀 버튼 월드에서 재탄생한 디즈니의 코끼리 스타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27일 0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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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보’ 스틸 컷
‘덤보’ 스틸 컷
애니메이션 ‘덤보’(1941)의 실사 영화를 팀 버튼 감독이 연출한 것은 매우 흥미롭다. ‘덤보’(Dumbo, 멍청이, 바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귀가 큰 돌연변이 코끼리의 성장담은 ‘가위손’이나 ‘배트맨’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을 통해 독특하면서도 괴짜 취급 받는 캐릭터들을 다뤄온 그에게 꼭 맞는 옷처럼 보인다.

지난 26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덤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가장 사회비판적인 작품 중 하나라고 여겨지는 오리지널 ‘덤보’를 팀 버튼식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작이 애니메이션인 만큼 동물들의 시점으로 진행됐다면, 팀 버튼의 ‘덤보’는 서커스 단원들의 비중이 커졌고, 그들과 덤보가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서커스단 메디치 브라더스에서 생활하는 밀리(니코 파커 분)와 조(핀리 호빈스 분) 남매는 1차 세계대전에서 팔을 잃고 돌아온 아빠 홀트(콜린 파렐 분)를 반갑게 맞이한다. 홀트는 전쟁 전에는 서커스단 최고의 스타였으나, 한쪽 팔을 잃은 후에는 단장 메디치(대니 드비토 분)가 사들인 늙은 코끼리의 조련을 맡는 신세로 전락한다.

늙은 코끼리 점보는 아기 코끼리 점보 주니어를 낳는다. 귀여운 아기 코끼리가 태어났다는 기쁨도 잠시, 비정상적으로 큰 점보 주니어의 귀는 모두를 충격에 빠트린다. 귀여운 아기 코끼리를 통해 흥행을 노렸던 메디치는 실망하고, 설상가상으로 엄마 점보가 공연 중 아기 점보를 지키려다 큰 사고를 일으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귀여운 아기 점보’(Dear Baby Jumbo)는 이후 ‘덤보’(Dumbo)라는 이름을 얻게 되고, 엄마 점보는 ‘미친 코끼리’로 소문이 나면서 되팔려가게 된다.

격리된 외로운 아기코끼리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밀리와 조다. 두 아이 역시 엄마를 먼저 떠나보냈기에 덤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그러던 중 두 아이는 덤보가 큰 귀로 하늘을 날 수 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덤보는 코에 들어간 깃털 때문에 재채기를 하다가 나는 방법을 터득하고, 아이들의 도움으로 나는 훈련을 받는다.

메디치는 덤보를 이용해 하늘을 나는 코끼리 쇼를 기획한다. 덤보는 메디치가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엄마 점보를 다시 데려와줄 것이라는 희망에 커다란 두 귀를 펄럭이며 공중을 난다. 이 소식은 곧 대형 놀이공원 드림랜드를 세운 사업가 반데비어(마이클 키튼 분)에게 전달되고, 돈 냄새를 맡은 반데비어는 메디치에게 접근해온다.

‘덤보’는 자본주의 초창기인 1910년대를 배경으로 돈에 혈안이 돼 인간성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풍자한다. 인간이 더 크고 화려한 쇼로 돈을 벌려고 할수록, 묘기를 담당하는 동물들은 고통스러운 학대를 당한다. 팀 버튼 감독은 덤보를 말은 할 수 없지만 생각과 감정이 뚜렷한 영물로 표현한다. 덤보의 감정과 생각은 ‘눈’을 통해 표현된다. 카메라는 종종 덤보의 눈에 비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덤보의 시점숏을 통해서도 그에게 묘기가 얼마나 두렵고 불안한 것인지 관객에 느끼게 만든다.

원작의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인 ‘분홍 코끼리 환각’ 장면은 실사 영화 버전에서도 등장한다. 우화 같았던 애니메이션은 실사화를 통해 판타지 동화로 거듭났다. 하지만 작품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어딘지 모르게 평범해졌고, 오리지널의 생기가 다소 사라진듯 한 점은 아쉽다. 그래도 에바 그린이 선보이는 공중 곡예와 화려한 의상은 이색 볼거리 중 하나다. ‘여성 과학자’가 되고 싶은 밀리의 캐릭터 역시 흥미롭다. 27일 개봉.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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