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회담 큰 진전?…“증시 불안 달래기 위한 과장”
미 협상팀, 중국에 개혁 세부 사항 요구
지난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전화 통화 이후 무역전쟁이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개혁을 약속하는 데 그쳤을 뿐 세부사항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아직 낙관할 것만은 아니란 지적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무역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진전에 대해 과장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무역협상에 있어 ‘큰 진전을 이뤘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최근 며칠 동안 고조된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들은 또 “중국 정부가 공약 이행 방안 및 실행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한, 무역회담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 힘들다는 회의론이 미 행정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가진 미중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당시 중국은 Δ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일시적 인하 Δ미국산 대두 구입 Δ중국 진출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추가 개방 등을 약속했다.
특히 강제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해 중국 관리에 대한 단속을 확실히 하겠다고 했다.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가장 큰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는 중국이 과거에 비슷한 약속을 수차례 해왔다며 변화가 거의 없는 협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미 협상팀은 중국 측에 개혁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외국 기업을 제한하기 위해 환경·토지 규제 등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확실히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1년 동안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이에 미국은 중국에 현행 관세를 유지하고 중국이 약속을 이행한 후에야 관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은 중국이 미국 제품 수입을 1조 2000억달러규모 늘리게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휴전은 3월1일 끝난다. 그때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은 2000억달러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이다.
제프 게리쉬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차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1월7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 수일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실무진 협상이 진전을 보일 경우 류허 경제 담당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을 찾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과 협상을 이어가게 된다.
(서울=뉴스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