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공동성명 채택실패…‘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18일 21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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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역사상 처음…“WTO개혁 언급 포함 여부가 걸림돌”
개최국 오닐 총리 “의장 성명 낼 것”…시기는 불확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각국 정상들이 17일 오후(현지시간) 포트모르즈비 APEC 하우스에서 열린 ‘APEC 지역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18.11.18/뉴스1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 두번째)과 각국 정상들이 17일 오후(현지시간) 포트모르즈비 APEC 하우스에서 열린 ‘APEC 지역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2018.11.18/뉴스1
미국과 중국이 무역과 투자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면서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채택하는데 실패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개최국인 파푸아뉴기니의 피터 오닐 총리는 이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APEC 21개 회원국 중 어떤 회원국이 공동성명에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방에는 두 명의 거인이 있다”고 답했다.

오닐 총리는 “세계무역기구(WTO)와 WTO 개혁에 대한 언급의 공동성명 포함 여부가 걸림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TO는 APEC의 소관이 아니다. 따라서 그 문제는 WTO에서 제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APEC은 지난 1993년부터 매년 공동성명을 채택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대신 오닐 총리는 의장 성명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불화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본회 연설에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세계무역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미국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신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한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은 외국기업에게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절도 등을 열거하며 ”중국이 수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 먹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펜스 부통령은 더 나아가 중국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다만 그는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기로 했다며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타협의 여지는 남겨뒀다.

시 주석과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ㆍ해상 실크로드)에 대해서도 설전을 주고받았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는 패권추구가 아니며 이로 인해 주변국들이 빚더미에 빠지지도 않는다“며 일대일로를 옹호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무리하게 다른 나라의 인프라 건설에 간섭하고 있다“며 ”중국이 제공하는 차관이 모호하고, 이에 따라 주변국들이 빚더미에 빠질 수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은 일대일로 대신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개선에 힘쓰고 있다. 미국의 이 전략은 일본과 호주의 지지를 받고 있다.

AFP통신은 이날 일부 중국 대표단이 공동성명 초안 작성을 위해 파푸아뉴기니 외교부 장관 집무실을 밀고 들어가려고 시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파푸아뉴기니 외교부 장관은 ”중국과 단독 협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다. 이는 양국 간 관계를 악화시키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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