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 찾아볼수 없던 ‘인권도시 광주’서 열린 퀴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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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1일 2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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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몸싸움 등 …일부 시민 “안타깝다”

인권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에서 처음으로 열린 성소수자들의 축제, 퀴어문화축제가 욕설과 몸싸움 등으로 얼룩진채 마무리됐다.

21일 오후 ‘광주, 무지개 발光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1회 광주 퀴어문화축제가 퀴어문화의 지지측과 반대측의 ‘충돌’ 우려 속에 진행됐다.

퀴어는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무성애자 등 다양한 형태의 성소수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날 퀴어 축제에는 전국에서 온 성소수자들과 지지 단체·정당등 1500여명이 참가해, 성 소수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하며 축제를 즐겼다.

하지만 광주 기독교단협의회·전남기독교총연합회 등 동성애반대연대의 입장은 단호했다.

동성애반대연대는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곳에서 500여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반대 집회를 가졌다.

경찰은 양측의 충돌에 대비해 찬반 양측을 분리하는 완충벽을 5·18 민주광장에 세우고 기동대 28개 중대, 여경 3개 제대, 대화경찰 등 총인원 1500여명에 달하는 경찰력을 인간벽으로 세웠다.

퀴어문화축제의 대미로 넘어가는 퍼레이드가 진행되자 우려했던 충돌이 발생했다.

반대측은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행진을 시작하자 욕설을 하며 바닥에 드러눕는 등 행진을 막아섰다.

이 와중에 일부 반대측 사람들은 행진하는 참가자들에게 물을 뿌리고, 어린 아이를 안은채 경찰저지선을 뚫고 인간벽을 쳐 행진을 막는 모습도 보였다.

난입에 실패한 반대측은 경찰을 향해 “쟤네(퀴어축제 참가자들)는 놔두면서 왜 우리는 끌어내냐. 민주주의 국가 맞냐”면서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결국 안전상의 이유로 행진은 경로를 바꿔 진행했으며, 두 번에 나눠 1시간20분 동안 진행될 계획이던 행진은 40여분 만에 끝이 났다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반대집회 참가자들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이들은 퍼레이드와 이후 행사 진행 과정에서 언쟁을 벌였다…

개신교단체 등은 행사장을 둘러싼 채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돌아오세요” 등 구호를 외쳤고, 축제 참가자들도 이에 맞서 “응, 너나 돌아가”라는 등 야유를 퍼부었다.

특히 반대측이 집회 신고 장소를 이탈해 진로를 막아서 인근 도로가 마비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퀴어문화축제장을 지나던 한 시민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자태가 과연 인권도시 광주에서 보여줘야 되는 모습이냐”며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반대측은 서로에게 심한 욕을 해 지나가며 듣기에도 거북했다”고 치를 떨었다.

이어 “목사들과 종교에 몸을 담고 있다는 사람들이 저렇게 거친 행동으로 막아서는 게 과연 종교적인 측면에서 맞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양측의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퀴어문화축제는 약 40여분간 당겨져 마무리 됐다.

퀴어문화축제 관계자는 “안전상의 이유로 예정보다 빠르게 마무리 했다”며 “성소수자들의 사랑이 위협을 받아야 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축제가 끝나는데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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