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무심코 마시는 음료… 카페인에 취해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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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수(無水)카페인'이라고 알려진 정제된 카페인은 대부분 청량음료 병입 회사에 팔린다. 코카몰라, 펩시, 닥터페퍼 스내플 같은 업체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연간 6800t 이상의 가루 카페인이 미국으로 수입된다.―카페인 권하는 사회(머리 카펜터·중앙북스·2015년 》

아침에 일어났을 때, 혹은 점심 식사 후 나른한 오후를 보낼 때 커피 한잔이 주는 활력을 누구나 경험해봤을 터다. 커피 속 카페인이 정신을 맑게 해주고 집중력을 높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인은 두 얼굴을 가진 존재다. 피로감을 날려주는 고마운 물질이면서도 지나치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고 환각 증세까지 불러올 수 있는 무서운 물질이기 때문이다.

‘카페인 권하는 사회’에 따르면 카페인은 인간 몸속을 잘 돌아다닌다. 화학물질이 뇌로 들어갈 수 없도록 뇌를 보호하는 ‘혈뇌 장벽’까지도 쉽게 통과한다. 카페인은 뇌 속에서 아데노신이란 수면 유도 물질의 유입을 차단한다. 아데노신이 ‘졸리다’라는 신호를 전하려고 하지만 카페인이 이 신호를 뇌가 받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커피 한잔을 통해 얻는 활력은 바로 여기서 나오는 효과다.

저자는 현대인이 섭취하는 카페인의 양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과용하기 쉽다는 점을 문제로 짚고 있다. 콜라를 비롯한 청량음료, 활력을 준다고 광고하는 에너지음료에도 카페인이 들어간다. 심지어 선키스트 오렌지 음료에도 카페인이 들어가 일부 소비자의 항의를 받았던 사례가 소개돼 있다. 음료 종류에 상관없이 카페인이 광범위하게 쓰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음료에 카페인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표시마저 제대로 돼있지 않다. 무심코 마신 음료로 인한 카페인 중독을 막아줄 안전장치가 마땅하지 않다는 뜻이다.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과다하게 일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음료를 계속 팔기 위한 기업 전략이 결합된 때문이다.

‘낮 동안의 피로감과 싸우기 위해 카페인을 섭취해야 할까, 아니면 카페인 없이 버티면서 기력이 좋아지길 기다려야 할까.’ 저자가 아침마다 습관적으로 커피 한잔을 손에 쥐는 현대인에게 던진 질문이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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