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마지막 거점지’ 락까서 주민들 필사의 탈출…브로커도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2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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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의 사실상 마지막 남은 거점지이며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 탈출하려는 주민이 늘어나면서 돈을 받고 이들의 탈출을 도와주는 ‘브로커’도 늘어나고 있다. 21세기 최악의 전쟁터에서 또 하나의 인간성 상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락까 내 IS 점령 구역에 2만~5만 명 정도의 민간인이 남아 있다. 궁지에 몰린 IS가 최근 민간인들을 공격을 막기 위한 ‘인간방패’로까지 쓰면서 어떻게든 탈출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하지만 IS가 민간인 탈출을 막기 위해 저격수와 지뢰 등을 도처에 설치한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안전한 탈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브로커들은 이런 주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유엔 조사결과 락까의 탈출 브로커들은 주민 1명당 평균 7만5000~15만 시리아파운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브로커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안전한 탈출이 보장되는 건 아니고, IS 조직원들이 탈출 희망 주민을 색출하기 위해 브로커로 위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탈출 과정에서 희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한편 미군이 지원하는 쿠르드·아랍연합의 ‘시리아민주군(SDF)’이 최근 락까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하면서 제2 도시 모술에 이어 락까 탈환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SDF가 락까의 절반 정도를 탈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SDF가 락까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지만 IS의 최후의 발악도 만만치 않다. 현재 SDF는 락까에 2500명 정도의 IS 조직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IS는 자동차 폭탄, 자살 공격 테러, 공격형 드론 등을 이용해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한편 SDF와 미 공군의 공습이 거세지면서 민간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미들이스트아이는 미 공군이 주도하는 공습으로 민간인 2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SOHR 관계자인 라미 압둘 라흐만은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가 최소 8명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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