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이 강조한 소중함과 고마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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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2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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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난 오히려 잘했다고 생각한다.”

KIA-넥센전이 열린 1일 고척스카이돔.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전날(6월30일) 고척 한화전에 선발등판한 박주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박주현은 전날 3.2이닝 동안 6안타 4볼넷 3삼진 4실점하며 승패 없이 물러났다. 타선이 점수를 뽑자마자 투수가 실점하는 건 최악의 패턴이다. 전날 박주현도 타선이 3회 대거 6득점하며 힘을 실어줬지만, 4회초 4실점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 감독은 “어제 경기도 (박)주현이가 잘했다고 생각한다. 주현이는 여전히 성장하는 과정이다. 지금 절대로 못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쌌다. 젊은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도 염 감독의 몫이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에 앞서 넥센을 최하위(10위) 후보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 앤디 밴 헤켄(일본 세이부), 손승락(롯데), 조상우, 한현희(이상 팔꿈치 수술)가 한꺼번에 이탈했다. 그야말로 차·포·마·상을 모두 뗀 셈이었다. 그러나 박주현을 비롯해 신재영, 최원태, 박정음 등 새 얼굴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빈틈을 메웠다. 6월까지 39승1무34패(승률 0.534)로 3위에 올라있는 비결이다.

일부 젊은 선수들은 찾아온 기회를 당연하게 여기고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염 감독은 이를 가장 경계하며, 절대 좌시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자율을 보장하지만, 이에 따른 책임을 확실히 묻는다. 집중력을 잃은 플레이에는 가차 없이 메스를 댄다. 외국인선수를 뽑을 때 ‘얼마나 절실한 선수인가’를 보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염 감독은 특히 젊은 투수들이 소중함과 고마움의 가치를 깨닫길 바랐다. 그는 “(신)재영이와 (최)원태, 주현이 같은 젊은 선발투수들은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껴야 한다”며 “기회를 주고 믿어주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기회를 살리는 건 본인의 몫이다. 나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보고 성장할 시간을 주는 것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아닌 (마)정길이, (오)재영이, (김)정훈이 등 선배 투수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얘기다”며 “선발투수가 초반에 무너졌을 때 기꺼이 마운드에 오르는 선배들의 노력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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