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박문자]70대 할머니에게 홍보 현수막 들게하다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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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오후 3시경 부산 해운대구의 번화가를 걸어가는데 70대로 보이는 할머니 두 분이 홍보 현수막을 힘겹게 지탱하고 있었다. 펼쳐진 현수막 양쪽을 몸으로 감싸고 햇볕이 내리쬐는 길가 계단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현수막 양쪽 각목을 계속 들고 있기엔 힘에 부쳐 몸으로 둘둘 말고 있는 듯했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불쌍해 보였다. 그날따라 날씨도 무척 더웠다. 길을 가던 많은 사람들이 광고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할머니들을 안쓰럽게 바라보았고, 마침 지나가던 외국인이 그 광경을 목격하고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광고 내용을 보니 아파트 분양 홍보였다. 백화점 주변은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데, 할머니들도 부끄러웠는지 두 분 모두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

일반 현수막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의거해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 지정 게시대에만 설치할 수 있다. 아마도 벡스코와 백화점 주변에는 지정 게시대도 없거니와 유동인구도 많다보니 홍보 효과를 높이려고 인간지주대를 만들어 홍보하는 것 같았다. 관계당국에서는 순찰을 강화해 부끄러운 불법 홍보에 대한 단속을 펼쳐주었으면 한다.

박문자 부산 남구 용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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