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준의 재팬무비] 일본사람들, 귀신 참 좋아하네

입력 2000-10-24 15:08수정 2009-09-2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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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6일부터 8일까지 일본 극장가 흥행 집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존 말코비치 되기> 같은 할리우드 영화가 상위권을 점령한 가운데 일본 영화 세 편이 10위 안에 들었더군요. 그 중에서도 8위를 차지한 <고조레이센키>(五條靈戰記)가 눈에 띕니다. 처음 차트에 등장했으니까요.

이시이 소고(石井聰瓦)란 이름을 아십니까. 꽤 유명한 일본의 독립 영화 감독입니다. <고조레이센키>는 이시이 소고가 감독한 SF 사무라이 영화죠. 무사와 귀신, 악령이 벌이는 결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작품의 성격입니다. 몇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시이 소고 감독의 <물 속의 8월>을 봤던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술 영화를 하던 사람이 갑자기 SF 사무라이 영화를 찍었다니 의아해할 만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독립 영화와 주류 영화 사이의 벽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비록 독립 영화만 찍던 감독이라 하더라도 기분 전환 삼아 흥행영화도 찍습니다. <20세기 소년 독본> <꿈꾸듯 잠들고 싶다> 등의 독립 영화를 만들었던 하야시 가이조(林海象) 감독도 1997년, 만화를 원작으로 한 흥행영화 'Cat's Eye' 를 찍은 바 있으니까요. 미녀들이 고양이 분장을 하고 도둑질을 하는 만화, 잘 아시지요?

"나는 고독한 예술가.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상업 영화는 결코 찍지 않으리" 하는 식으로 비장하게 살아가는 감독(<잠자는 남자>의 오구리 고헤이 같은 감독이 대표적입니다)도 있지만 대부분은 메이저와 인디펜던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습니다. 물론 그럴 만한 역량이 있는 감독에 한해서만이죠.

배우들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고조레이센키>에서 주연을 맡은 아사노 다다노부(淺野忠信)는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고하토>나 이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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