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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2일 0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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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듀크대와 텍사스 사우스웨스턴대의 연구팀은 11일 미토콘드리아의 생산을 유발하는 신호 단백질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 근육이 운동에 반응하는 핵심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2일 발매되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된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면 근육 내에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 세포가 늘어나 근육 활동이 왕성해지고 피로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진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운동 때 ‘칼모듈린 의존성 단백질 활성 효소(CaMK)’라는 단백질이 PGC-1 단백질 합성유전자를 작동시켜 미토콘드리아 수를 조절하는 수백개의 유전자를 잇달아 움직이게 한다는 새로운 사실. 연구팀은 생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CaMK를 많이 만들도록 했더니 가만히 있어도 근육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한 쥐와 같은 형태로 변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샌더스 윌리엄 듀크대 의대 학장은 "근육은 운동뿐만 아니라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는 당분과 지방을 분해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적으로 아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당뇨병, 심장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기적인 운동을 권하는 것도 이 때문.
윌리엄 박사는 그러나 "당뇨병이나 심장병 환자는 정기적으로 운동을 해야 병세가 좋아지지만 이미 쇠약해진 몸으로 운동을 감당하지 못해온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발견으로 운동을 하지 않고도 운동을 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할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운동을 할 수 없는 만성질환자 뿐 아니라 운동할 시간을 내기 힘든 일반인들에게도 효과적인 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듀크대의 대변인은 "개발된 신약은 게으른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