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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7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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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희향이 다그치듯 소리질렀다.
그 목소리에 깜짝 놀라 두 손을 든 아기가 자지러지는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몸이 손이 되고…선이 색에 녹아…하양…검정…빨강…파랑…노랑…초록…황록…갈색…주홍…회색…분홍…물색…소원의 열한 살 생일날 사주었던 열두 가지 색 잠자리표 크레용이다…어어?…어떻게 된 것이냐?…빛이 속도를 잃고…큐우…파아…큐우…파아…큐우…파아…사라졌다…누군가의 숨결의 불려 빛이 사라졌다…캄캄하다…캄캄하다.
“의사 불러와야겠다” 우철이 일어섰다.
“의사 부르러 갔다가, 아버지 임종 못 볼 수도 있다” 희향은 얼굴의 위치와 표정을 고정하고 말했다.
“그래도, 이대로 보낼 수는…” 우철은 꼼짝하지 않는 옆얼굴에 말했다.
“누구도 이 사람의 혼을 되불러 올 수는 없다. 이 사람은 이제 곧 저 세상을 떠날 거다” 희향의 눈에는 분노가 응어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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