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암의 버저비터]TG의 우승 조급증

  • 입력 2005년 4월 11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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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삼보가 KCC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승을 달리다 3차전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누구보다 TG 전창진 감독의 속이 상했을 게다.

그런 전 감독을 보면서 ‘욕속부달(慾速不達)’이란 말이 떠오른다. 너무 서두르면 오히려 뜻을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다.

전 감독은 4강전에서 삼성을 3연승으로 제쳤고 챔프전에서도 KCC에 2연승을 거둬 쉽게 우승할 것 같았다. 하지만 2차전에서 비록 이겼어도 퇴장을 당해 낭패를 본 것이나, 3차전 역전패 모두 승부를 빨리 끝내려는 조바심의 결과다.

TG는 최고의 높이와 스피드를 갖췄다. 그렇다 보니 전 감독은 지나친 자신감으로 팀을 너무 강하게 이끌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의 전 감독이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선 어딘지 조급해 보인다. 지난 시즌 KCC 신선우 감독에게 3승 4패로 우승을 내준 것에 대한 설욕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주전 5명으로 완벽한 승리를 노리는 욕심을 부리다 발목을 잡힌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뜻밖의 역전패로 심신이 피곤하겠지만 전 감독은 지난 일은 빨리 잊어버리는 게 약이다. ‘그때그때 변하는 상황에 따라 활용하고 대처하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라는 운용지묘(運用之妙)의 지혜를 권하고 싶다.

MBC해설위원 cowm5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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