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청천]수원지검 병원비리수사, 공직자 수뢰 줄줄이

  • 입력 1997년 7월 10일 08시 18분


지난달초 수원지검에 제보가 한 건 날아들었다. 고속도로 주변의 병원들이 경찰 사설구조대 택시기사 등에게 사례비를 건네고 교통사고환자를 유치, 돈을 뽑기 위해 장기입원환자를 양산하는 등 과잉진료를 한다는 것이었다. 수사에 들어간 검찰은 이들 병원이 병원시설지원자금을 따내기 위해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주며 로비를 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주까지 과장급 3명에 국장급 1명 등 4명의 복지부 고위공무원이 병원들로부터 뇌물을 챙긴 혐의로 잇달아 구속되자 검찰 주변에서는 『「물좋은 복지부」라더니 틀린 말이 아니네』라는 말이 새나왔다. 수사가 국내 유명병원 관계자들에게 확대됐지만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번에는 복지부 예산배정을 담당했던 재경원 간부가 역시 뇌물을 챙긴 혐으로 구속되고 복지부의 비리를 감사했던 감사원 직원이 불구속 입건됐다. 고구마 줄기 밑에 크고 작은 고구마들이 줄줄이 달려나온 꼴이었다. 연간 1천3백억원대에 이르는 복지부의 병원시설지원자금은 병원당 지원규모가 최고 20억원인데다 5년 거치 5년 분할상환에 연리 8∼8.5%의 호조건이어서 병원이라면 누구나 탐을 낸다. 연줄이 동원되고 로비가 횡행하는 판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공무원의 공정하고 명확한 일처리 자세. 그러나 복지부 재경원 감사원 공무원들은 병원을 온상으로 뇌물을 주고받는 먹이사슬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수원〓박종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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