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윤석완]자궁경부암 검사로 여성을 지키자

  • 입력 2006년 3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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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주인공인 이날 세계는 여성에 관한 갖은 담론을 펼쳐 댄다. 여성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들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여성들의 이 같은 외침에서 ‘자신의 몸 돌보기’는 여전히 소외돼 있는 듯하다.

여성의 자궁 질환 중 가장 심각하고 빈번한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 암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한다. 매년 약 50만 명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30만여 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 해에 약 40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인구 10만 명당 3.5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어 발병률이나 사망률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20, 30대에서도 자궁경부암의 발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은 질환의 원인이 밝혀진 유일한 암으로 규칙적인 검진으로 예방이 가능한 ‘그나마 양심이 있는’ 암이다. 팹 테스팅(Pap-Testing)이라 불리는 자궁경부세포검사는 개인병원에서도 매우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이 검사는 암으로 진행되기 이전의 자궁경부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1950년대 이후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해 왔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성 경험이 있는 여성 및 만 20세 이상의 모든 여성은 1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국가 암 검진 사업의 일환으로 의료 급여가 있는 30세 이상의 모든 여성과 건강보험 가입자는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여성은 많지 않다. 여성의 건강한 몸에 대한 권리는 주체성 있는 삶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여 세대와 세대를 이어가는 ‘전 우주적 임무’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당연히 주장할 권리이기도 하다.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여자의사회는 ‘자궁경부암 제대로 알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여성들이여! 3월 8일은 우리의 날이다. 1년에 하루만이라도 자궁을 위해 투자하라.

윤석완 한국여자의사회 사업이사 산부인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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