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발언대/이용민]언론사 가뭄성금 현장으로 직접 보냈으면

  • 입력 2001년 6월 10일 19시 19분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농촌의 들녘이 슬프기만 하다. 언론에서는 ‘기상관측 이후 최악의 가뭄’, ‘하늘도 마르고 땅도 말랐다’는 보도가 연방 나오고 있다. 또 각 지방정부 책임자들은 전시행정의 표본인 기우제를 지내는 사진을 홍보하고 있다.

동아일보를 비롯한 각 신문과 방송사는 경쟁적으로 ‘가뭄극복 양수기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농민들은 양수기 한 대가 아쉬운 때 시의적절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농작물이 죽고 난 후에, 또는 여름장마가 시작된 뒤 양수기가 도착하면 헛수고일 뿐이다.

각 언론사에서 모금한 성금 및 성품은 농림부 가뭄대책본부에 전달된다고 하는데, 현재의 국내 재해대책 시스템은 너무나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언론사도 성금이 얼마나 많이 답지했는가보다는, 지원액을 어느 지역에 얼마나 빨리 보냈는지 결과를 보도해야 한다.

농민들은 밤낮으로 관정을 뚫고 하천 바닥을 파낸 뒤 수㎞의 호스를 이용해 농작물에 물을 대고 있는 실정이다. 땅처럼 타들어가는 농민의 심정을 안다면 가장 빠른 방법으로 양수기를 보내 그들의 가슴을 적셔주어야 한다. 각 언론사는 매일 접수되는 성금을 중앙정부로 보내기보다는 현장으로 직접 보내 양수기를 전달하는 것이 가뭄극복에 정성을 보탠 분들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이 용 민(서울 종로구 동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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