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21/미스터 클린]익산국토관리청 유인식씨

  • 입력 1999년 1월 20일 19시 41분


건설교통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보상과 유인식(兪仁植·39·7급)씨는 젊어서 한 때 바다를 주름잡던 마도로스 출신이다. 외모부터가 화끈하게 보인다. 그러나 주위에선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업무와 관련해 규정에 어긋나는 사안에 대해서는 결코 들어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유씨는 익산지방 국통관리청 관할인 전남북지역의 건설업자들 사이에서는 ‘별종’으로 불린다. 업무상 불가피하게 식사나 술을 함께 할 자리가 있더라도 얼굴을 제대로 비쳐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유씨의 말이다.

그러다보니 오해도 많이 받고 좌절도 겪었다. “너만 깨끗한 척하느냐”는 주위의 비아냥 속에 93년에는 한 때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려고 한 적도 있었다.

방황 끝에 ‘현실세계’에 복귀한 유씨는 “나처럼 융통성 없는 사람도 큰 어려움 없이 공무원생활을 할 수 있는 때가 반드시 와야하고 꼭 올 것”이라는 믿음 속에 다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유씨는 학창시절 심훈(沈熏)의 소설 ‘상록수’를 읽고 감동을 받았고 그 감동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야학에서 대입검정고시 준비생들을 상대로 수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민원인들에게 친절한 공무원으로 뽑혀 표창을 받았다.

〈익산〓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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