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문책론 고개…포로학대 사과안해

  • 입력 2004년 5월 6일 19시 20분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사건의 파문이 확대되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사진)이 피하기 어려운 코너에 몰리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5일 아침 ABC TV 인터뷰에서 “이라크 포로 학대 사진들을 보는 미국인은 누구나 학대받은 이라크인들에게 미안한 느낌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자신이 직접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당장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이 럼즈펠드 장관 책임론을 제기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럼즈펠드 장관의 책임을 피하는 듯한 태도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보좌하는 방식을 문제 삼아 그가 사임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도 럼즈펠드 장관의 해임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지만 그를 질책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6일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럼즈펠드 장관을 질책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발표하도록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이날 국가안보회의를 마친 뒤 럼즈펠드 장관과 별도로 만난 자리에서 국방부가 CBS 방송사의 포로 학대 사진 입수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보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이라크 미군 임시행정처 간부들도 이날 회의에서 “그동안 수감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도록 국방부에 수차례 촉구했지만 국방부가 이를 무시해 왔다”며 럼즈펠드 장관에게 ‘합당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게 럼즈펠드 장관만은 아닌 듯하다. 미 코네티컷주의 키니피액대에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라크 포로 학대 등 전후 수습을 둘러싼 악재들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월 49%에서 46%로 떨어져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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