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하버드 공부벌레 20일째 총장실 농성

  • 입력 2001년 5월 8일 18시 37분


‘공부벌레’로 통하는 하버드대 학생들이 20일째 총장실을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40여명의 하버드대생이 본관인 매사추세츠홀에 진입해 농성을 벌이는 이유는 건물 관리인, 식당 요리사, 계약직 잡부 등 관리직 하급직원들의 임금이 너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서 마주치는 단순 근로직 직원 1만3500여명 중 2000여명이 최저생계비인 시간당 10.25달러(약 1만3000원)에 못미치는 임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교측은 시간당 10달러 이하의 임금을 받는 직원은 400여명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 노사협상에서 임금을 올리는 대신 직업 교육훈련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총장실 점거로 사무실로 출근하지 못하게 된 닐 루덴스타인 총장은 지난달 말 학생들과 만나 “농성을 푼다면 임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교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그 뒤 강경 입장으로 선회한 학교측은 6일 농성 학생들에게 “마이크 확성기 등을 동원해 시끄럽게 시위를 벌여 다른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할 경우 처벌받게 될 것”이라는 최후 통첩을 전달했다. 그러나 시위에 나서지 않는 학생들도 농성 학생들의 주장에 동조하며 웬만한 소음은 참겠다는 인내력을 발휘하고 있어 시위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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