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논단]고어-부시 군비 확충엔 관심없나?

입력 2000-09-05 18:51수정 2009-09-22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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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방문제가 대통령 선거전에서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데 대해 30여년간 군에 복무한 사람으로 반갑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핵심을 비켜나간, 너무나 파당적인 것이어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며칠전 연설에서 “우리의 군대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며 가장 훌륭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딕 체니 공화당 부통령후보는 클린턴 행정부가 국가방위 문제를 소홀히 해 “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체니의 이같은 발언은 “군대에 장비와 그 부품이 부족하고 군인 및 군속의 봉급이 낮아 임전태세가 불량하다”는 조지 부시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공방은 미국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주요 국방문제를 정확히 집어주지 못하고 있다. 양측의 논쟁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는 간과하고 곁가지만 가지고 흥분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을 점검해보자.

우선 ‘임전태세의 부족’은 과연 합당한 지적인가. 육군 10개사단 중에서 2개사단이 유사시 전쟁을 수행할 만한 태세가 완비되어 있지 않다는 부시의 지적이 맞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인 것이다. 각종 군사적 기준에서 볼 때 단위 방위부대의 임전태세는 특별히 부족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너무 많은 임무를 떠맡고 있다”는 지적은 어떤가. 우리 군대가 지구상의 10여곳에, 너무 넓게 포진함으로써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주장이나 이도 수긍키 어렵다. 대규모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은 소수이고 전 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적은 편이다.

다음은 군대의 사기가 떨어지고 신병의 수준이 현저히 저하됐다는 지적에 관한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고 그런 의미에서 군대의 사기 진작과 군인의 봉급인상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중요하다. 어떤 식으로든 현 수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군 사기에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정말로 심각한 문제인가. 클린턴 행정부는 ‘임전태세 부족’이라는 비난에 대해 최근 ‘전 사단의 전투태세 완비’를 선언했다. 이에는 두 말할 것 없이 경비가 문제인데 아마도 수십억달러는 족히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냉전 종식후 국방비는 35%가 삭감되었고 군장비 조달 예산은 60%가 줄어들었다. 그 결과가 요즈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예에 불과하지만 어떤 헬기는 파일럿 나이보다 오래된 것도 있다. 구입후 10년 내지 15년이 안된 비교적 새 비행기 탱크 트럭들은 전체의 30% 정도도 안될 것이다.

이같은 현실에 대한 책임은 백악관은 물론 공화당에도 있다. 따라서 양측 대통령후보들은 모두 이런 잘못을 시정하겠다고 약속하고 차기 의회는 이의 실현을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http://www.nytimes.com/yr/mo/day/oped/01owen.html)

윌리엄 오웬스<전 미 합참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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