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새해 특집]40-80 클럽, 앞으로 5년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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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출산 못 벗어나면 중진국서 주저앉아
낡은 성장엔진 갈고 통일로 향해야 ‘슈퍼 파워’

지난해 12월 12일 미국 GM 본사가 있는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 한때 세계 최고의 제조업 중심지이던 이곳 도심의 미시간중앙역은 폐허로 버려져 있었다. 주택가엔 인적이 드물었고 곳곳엔 ‘임차인 구함(FOR LEASE)’이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취재팀이 며칠 뒤 방문한 실리콘밸리의 샌드힐 거리는 활기로 넘쳐 났다. 사무실 임차료가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상당수 글로벌 기업이 입주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두 도시의 상반된 풍경은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미국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넘어가는 시기(1988∼97년)에 전통 제조업이 성장 동력이었다면,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올라설 때(1998∼2004년)는 정보기술(IT), 고급 서비스업 등이 추진 엔진이었다. 전문가들은 “낡은 성장 엔진을 끊임없이 새 것으로 갈아 끼우지 않았다면 미국 경제는 지금과 같은 세계 최강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은 독일 일본과 더불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약 4300만 원), 인구 8000만 명에 진입한 ‘40-80 클럽’ 국가다. 지난해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을 달성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20-50 클럽’에 진입한 한국이 3만 달러를 넘어서 이들 나라처럼 ‘40-80 국가’로 도약하려면 향후 5년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통일의 가능성을 시야에 넣는다면 내수만으로 경제가 적정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규모인 총인구 8000만 명이 전혀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남북을 합한 총인구는 2011년 기준으로 7408만7000명에 이른다.

문제는 ‘40’이다. 한국보다 먼저 3만 달러 고지에 도달한 23개 선진국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이르는 데는 평균 8년이 걸렸다. 2007년 2만 달러를 넘긴 한국은 8년 후인 2015년까지 만 3년이 남아 있을 뿐이다.

강봉균 건전재정포럼 대표(전 재정경제부 장관)는 “2만 달러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국은 영원한 중진국으로 주저앉게 될 것”이라며 “미래세대에 40-80 국가를 물려주려면 성장전략을 하루빨리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안팎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4년 뒤인 2017년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의 경쟁력은 중국 등 후발국의 거센 추격으로 언제 추월당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40-80 클럽 회원국들을 심층 분석해 보면 성장 정체의 위기가 닥칠 때마다 산업구조 혁신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면서 “또 사회 시스템 개혁을 통해 양적으로 충분하면서 질도 높은 노동력을 확보함으로써 최고 부국(富國)의 위치에 도달했다”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40-80 클럽#저성장#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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