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탐방]잠실 2단지 “실수요는 OK…투자는 신중히”

  • 입력 2004년 4월 18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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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이 올 주택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작년 ‘10·29조치’에 아랑곳없이 가격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서울 강남권 등에서 대단지 새 아파트가 공급될 곳은 대부분 재건축 단지인 까닭이다. 재건축아파트 후분양제 도입에 따라 내년부터 약 3년간 인기지역의 아파트 공급이 드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그러나 관심이 많은 만큼 거품도 있다. 주목받는 주요 재건축 아파트의 현황과 전망을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2단지는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투자 문의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신천역과 한강을 끼고 있어 잠실 저밀도지구 5개 단지 가운데서도 입지여건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잠실지구는 재건축을 통해 2만5000여 가구의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2단지는 작년 2월 사업승인을 받아 재건축 후분양 제도의 적용(2003년 7월 이후 사업승인 단지)을 받지 않는다. 다만 단기에 급등한 시세와 추가부담금, 정책 변수 등이 부담스럽다.

▽한 달 새 5000만원 급등=이곳은 ‘잠실 4단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4월 7일 실시된 서울 동시분양에서 잠실4단지가 높은 분양가에도 최고 335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기 때문.

4단지 34평형 일반분양분은 비(非)로열층인데도 분양가격이 6억7800만원에 달했다.

대우공인중개사무소 은희락 대표는 “매매가와 추가부담금을 합쳐도 4단지 일반분양가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2단지 아파트 값은 4월 들어 최고 5000만원 상승했다”고 밝혔다.

단기 급등에 따라 거래는 뜸하고 매물도 많지 않다. 중개업계는 총선 이후 정책 변수 등에 따라 당분간 가격이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있나=13평형의 시세는 5억2000만원선. 시공업체와 중개업계는 33평형에 입주하기 위한 추가 부담금을 1억∼1억2000만원으로 예상했다. 13평형 매매가와 추가부담금을 합치면 6억2000만∼6억4000만원.

조합원 대출(무이자 8000만원, 연리 5% 1억원)에 대한 이자, 매입비에서 조합원 대출을 뺀 금액에 대한 기회비용(연리 4% 기준) 등 입주 때까지 총 금융비용은 6000만원 정도다.

일부 추가 비용을 합치더라도 입주 때까지 총 투자비용은 7억원을 조금 웃돌게 된다.

투자수익은 입주 때 시세에서 총투자비 7억원을 뺀 금액이다.

이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4단지 34평형 분양권 가격이 벌써 7억원을 웃도는 점을 고려할 때 수익성이 있을 것 같다.

이 같은 계산은 자금 여유가 있는 실수요자 기준이다. 기존 아파트를 사들이기 위해 여윳돈이 아니라 금융권의 대출금을 동원해야 한다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또 재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평형별 수익성도 다르다.

행운공인중개사무소 박헌순 실장은 “강남권에 대형 평형의 공급이 부족해 입주할 아파트가 클수록 수익이 많을 것”이라며 “입주 시 잠실지구의 50평형 시세가 15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과 추가부담금이 변수=2단지 재건축조합과 시공업체는 최근 공사비와 조합원 추가부담금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시공사는 최근 자재비 인상 등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공사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

삼성건설 송파사업소 이택규과장은 “자재난 등을 고려할 때 조합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반발하고 있다.

업체와 조합이 공사비 등에 합의해야 관리처분, 일반분양 등 남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갈등이 지속되면 뜻밖의 악재를 만날 수도 있다.

건설교통부 한창섭 주거환경과장은 “개발이익환수제는 열린우리당의 공약이며 정부의 약속”이라며 “제도 시행일 기준으로 관리처분을 마치지 않은 재건축 단지에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잠실2단지는 일반분양분에 10평형대 초소형아파트가 868가구 포함돼 있어 분양수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분양수익이 줄면 조합원의 추가부담금이 늘어난다.

잠실 일대는 재건축을 하더라도 강남구에 비해 대형 평형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평형이 적으면 강남구 대치·도곡동에 비해 부유층 수요자가 적어 최고급 주거타운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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