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사람]신동아건설 김진천사장 "공사비리 없애야죠"

  • 입력 2003년 4월 1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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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신동아건설의 300여개 하청업체들은 곤혹스러운 편지를 받았다. 공사 수주와 관련해 신동아건설 임직원들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외교적 수사(修辭)’를 동원한 점잖은 어투였다. 하지만 속에 담긴 뜻은 ‘금품이나 향응 수수로 적발되면 가차없이 하청업체 리스트에서 제외시킬 것’이라는 칼날 같은 경고였다. 신동아건설 임직원들이 업무 이외의 대가를 요구하면 감사팀에 신고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편지의 발신인은 김진천(金珍千·54·사진) 신동아건설 사장.

“원론적인 얘기이지만 하청업체들이 공사를 따기 위해 건넨 금품이나 향응은 결국 품질 저하로 이어집니다. 이 같은 비리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는 탓에 원청(原請)회사인 우리 회사 직원들을 단속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더군요. 결국 하청업체에 일일이 편지를 보내 윤리경영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김 사장이 신동아건설의 사령탑을 맡은 지 2년 2개월. 그 전에는 옛 서울은행과 벽산건설 등에서 재무를 주로 맡았다. 신임 사장도 아닌 그가 비리 척결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신동아건설이 새로 태어났기 때문이란다.

신동아그룹의 모체 격이었던 신동아건설은 2001년 12월 일해토건에 인수됐다. 주인이 바뀐 만큼 종전의 공과(功過)를 툭툭 털어 버리고 새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새 주인을 맞은 지 이제 한 돌이 지났습니다. 우량아가 될지, 약골로 클지를 결정하는 건 지금부터입니다.”

작년 말 현재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75.6%. 올해 수주 목표는 1조원, 매출은 27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아파트도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1만2000여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다. 주택업계 1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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