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이토건설 김시춘 사장

  • 입력 2002년 5월 7일 17시 25분


“대형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설계, 인테리어, 개발컨설팅 업체들과 힘을 합쳐 원가를 절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인천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이토(泥土)건설의 김시춘(金時春·47·사진) 사장은 20여년간 건설 현장을 누빈 베테랑 엔지니어.

건축자재의 기원이 진흙이라는 데서 착안한 ‘이토’라는 회사 이름은 그가 직접 지었다. 그는 요즘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부동산개발사업이 있을 때마다 기획 설계 인테리어 등 각 분야의 전문업체들과 공동사업체를 구성해 직접 일괄 처리하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 방식을 도입한 것.

단순히 대형 건설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공사를 하거나 사업 부지만 제공하는 시행자 역할에 만족하는 중소 건설업체의 관행을 깨뜨리겠다는 목표다.

“하도급 공사는 남는 것이 없습니다. 대형 건설업체가 워낙 저가로 공사를 발주하기 때문이죠. 시행자가 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대형 건설업체와 불평등 계약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토건설은 지난해 8월 인천국제공항 신도시에서 31평형 아파트 452가구를 분양할 때 PM방식을 처음 적용했다. 개발 컨설팅업체인 ‘모토 C&D’와 인테리어 업체인 ‘이토 디자인’을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시킨 것.

“아파트 건설의 첫 단계인 부지 매입부터 마지막 단계인 인테리어까지 계획적으로 추진하다보니 공사비가 5%가량 절감됐습니다. 또 사업단계별로 참여업체들이 활발히 의견을 교환하면서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작품(아파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100% 분양에 성공했습니다.”

공항신도시 아파트가 성공적으로 분양된 여세를 몰아 지난달 분양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오피스텔(436실)과 서구 원당동 아파트(341가구)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며 모두 팔렸다.

김 사장은 “대형 건설업체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중소 건설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PM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PM 도입으로 중소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한국 건설업의 미래도 그만큼 밝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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