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초보 뛰어넘기]엔화강세는 한국증시「好材」

  • 입력 1999년 8월 25일 18시 42분


최근 뉴욕 및 도쿄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는 111엔대까지 치솟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엔고(高)현상은 대우쇼크, 수익증권 환매사태 등 악재가 산처럼 쌓여있는 현 주식시장에 몇 안되는 호재.

엔고는 분명 우리 기업의 경영수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엔화강세는 일본기업의 달러화표시 수출가격을 높여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기 때문. 일본업체와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기업은 상대적으로 반사적 이익을 본다.

자동차 1대를 1만달러에 수출하는 일본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이 120엔일 때 일본기업은 자동차 1대를 수출할 때마다 120만엔을 벌어들인다. 그러나 환율이 110엔으로 변할 경우 수입은 110만엔에 그치는 것.

일본기업은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출단가를 900달러 가량 올릴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우리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최근 일본의 논객인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의 지적대로 조선 철강 자동차 가전제품 등 수많은 한국기업들이 일본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강세는 전통적으로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86년 이른바 ‘프라자 합의’로 엔화가치가 달러당 230엔에서 120엔으로 폭등하자 우리 종합주가지수는 1000대로 도약하는 강세를 연출했다. 또 92년부터 95년에 걸쳐 엔화가 140엔에서 80엔까지 강세를 보이자 종합주가지수는 1140으로 오르기도 했다.

반면 엔화가 약세로 돌아설 때 주가는 크게 출렁거린다. 지난 5월 종합주가지수가 보름만에 814에서 100포인트 이상 하락은 무엇보다 엔화약세의 영향이 컸다.

민간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엔화가 상반기 평균환율인 119엔에서 하반기에 108엔으로 절상되면 반도체산업이 5억달러의 수출증대 효과가 있어 가장 수혜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는 전기전자 3억2000만달러, 자동차 3억1000만달러, 선박 1억8000만달러, 철강 9000만달러, 석유화학 8000만달러, 기계 5000만달러 등.

그러나 엔화강세가 모든 산업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원자재를 일본에서 들여오는 기업은 수입단가가 높아져 생산비용 상승요인이 되기도 한다.(도움말〓삼성증권 목동지점 사재훈 주식팀장)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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