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투자일기]장동헌/널뛰기場勢땐?

  • 입력 1999년 6월 17일 19시 24분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개별 주식종목도 아니고 전체 주식시장이 하루가 멀다하고 냉탕 온탕을 오가니 어지럽기만 하다.

종합주가지수는 벌써 1주일이 넘도록 800에서 850 사이에서 왕복달리기를 하는 듯하다. 당장 1000포인트를 뚫을 기세로 치솟다가도 다음날에는 언제 그랬냐는듯 곤두박질친다. 객장의 전광판도, 투자자들의 안색도 붉으락 푸르락.

이럴 때는 아무리 난다 긴다하는 펀드매니저라도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아직까지는 ‘선방했다’고 자부한다. 종합주가지수가 850포인트를 넘어서자 부담스런 수준까지 올라갔다 싶어 계속 주식을 줄여왔다.

한때 800이 깨지자 반대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핵심 우량주를 중심으로 10만주 이상씩 팔겠다는 사람만 나오면 사들였다. 곧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쾌재를 부르려는 순간 서해안 교전이 벌어지면서 다시 하락. 다음날은 상승….

주식시장이 예상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같다. 몇일 휴장이라도 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나를 믿고 금쪽같은 돈을 맡겨준 수많은 고객들을 떠올리면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한발짝 물러나 냉정하게 현 상황을 되짚어본다. 분명 주가는 더 올라야만 한다. 간접투자상품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추세와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의 반기(半期)실적 등 호재가 더 많기 때문.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호전은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금리하락에 따른 비용감소가 주요 원인. 본격적인 실적장세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내수와 수출의 증가가 확인돼야 한다.

세계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던 미국의 경제정책이 긴축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따져보니 악재도 만만치 않다.

과연 내일 시장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식을 살 것인가, 팔 것인가. 피를 말리는 고민이 계속된다.

장동헌<한국투신 주식운용 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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