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박내신 동원증권 지점장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투자자들이 꿈을 잃어버렸습니다. 왜 추천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는지 항의할 생각도 없고 언제 팔아야 할지 상담하는 고객들도 없습니다. 증권사 직원들에게 항의하는 것은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증거이죠』 동원증권 서울 돈암동지점 박내신(朴來申)지점장. 석달전 본사 기획실에서 이곳으로 옮겼지만 자고나면 터져나오는 악재로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이곳 객장에 「개근」하는 낯익은 고객들은 줄잡아 40∼50명. 대부분 인근 중소 상공인과 가게 주인들이다. 강남의 「큰손」들과는 달리 단위는 적지만 투자경력이 5∼10년이 넘어 나름대로 주식시장의 흐름을 볼 줄 아는 고객들이 많다. 『정치권의 비자금파문에 기아사태 등으로 얼마전 종합주가지수 600선이 무너졌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파상 매도공세에 동남아증시 폭락 등 「외풍」으로 이제는 「아니올시다」는 비관론이 압도적이라고 박지점장은 전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신용 투자자들이에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깡통」을 차기 직전에 이른 고객들이 적지 않습니다. 규정상 강제로 주식을 팔아 대출금을 회수해야 하지만 울며 매달리는 고객들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요』 주가가 사상 최대의 폭으로 떨어진 24일에는 두명의 신규투자자가 『설마 이보다 더 떨어지겠느냐』며 들어왔다가 하루만에 후회하는 것을 보고 머쓱해졌다. 그는『그래도 2000년을 보고 투자해야 하지않겠느냐』며「꿈」을 버리지 말기를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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