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공채]美유학파 지고 코리나 人材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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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코리나(KORINA) 인재’ 유치를 위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한 ‘2013 베이징 금융 채용박람회’ 모습. 올해는 이달 22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며 금융사 7곳이 참가한다. 금융감독원 제공
지난해 11월 ‘코리나(KORINA) 인재’ 유치를 위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한 ‘2013 베이징 금융 채용박람회’ 모습. 올해는 이달 22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며 금융사 7곳이 참가한다. 금융감독원 제공
김나경 씨(25)는 중학교 때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조기 유학을 떠난 ‘차이나 키즈’다. 10년 가까이 중국에서 생활하며 칭화(淸華)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김 씨는 현대해상 신입사원 공채에 합격했다. 그는 “모국으로 돌아가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중국 기업 대신 한국 금융회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이 올해 채용한 신입사원 55명 중 김 씨처럼 중국 대학 출신은 모두 5명이다. 모두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復旦)대 등 현지의 명문대를 졸업했다. 유학파 신입사원 중 다수를 차지했던 미국 대학 출신은 2명에 그쳐 처음으로 중국 유학생에게 추월당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중국 유학생이 과거엔 중국어만 잘했지만 이제는 여러 방면에서 역량이 뛰어나다”며 “향후 중국 시장 진출 때 훌륭한 인적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중국 문화에 익숙한 한국 유학생인 ‘코리나(코리아+차이나)’ 인재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난 ‘차이나 키즈’가 현지 명문대를 졸업하고 귀국하면서 취업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진출을 확대하는 금융사들은 코리나 인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중국 진출이 활발한 주요 은행들은 몇 년 전부터 매년 3, 4명씩 코리나 인재를 뽑고 있다. 최근엔 카드사, 보험사, 지방은행으로도 이런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 ‘인롄(銀聯)카드’와 손잡고 중국 사업을 벌이고 있는 비씨카드는 올 1월 처음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중국에서 나온 유학생 출신을 채용해 인롄카드 사업 부서에 배치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중국 사업을 위해 코리나 인력 채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대학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한국 졸업생이 많아진 것도 금융권의 코리나 인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달 22, 23일 이틀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는 처음으로 현지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금융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하나금융그룹 등 금융사 7곳이 참가해 회사별로 부스를 차리고 취업 상담과 면접을 진행한다.

2010년부터 미국 뉴욕에서만 이 채용박람회를 진행해오던 금융감독원 산하 금융중심지지원센터는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도 행사를 열었다. 올해는 뉴욕을 제치고 상하이에서 먼저 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금융중심지지원센터 관계자는 “상하이에 유명 경영대학원(MBA) 유학생과 현지 금융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경력자도 많다”며 “중국 전문인력을 확보하려는 금융사들이 상하이에서 열자고 거듭 요청했다”고 말했다.

2003년 1만8267명이던 중국 내 한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6만3488명으로 10년 새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유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미국 31.8%(7만2295명)에 이어 28.0%로 두 번째로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금융시장이 커지고 한국 금융사들의 중국 사업도 확대되면서 코리나 인재들의 금융권 진출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신수정 기자
#금융권 공채#중국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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